동부제철과 채권단이 자율협약 체결을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과 채권단은 이날까지 경영정상화를 위한 양해각서(MOU)체결에 합의하지 못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김준기 회장이 동부제철 경영권과 관련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동부그룹과 채권단은 지난 17일 자율협약을 맺을 계획이었지만 김준기 회장의 처우와 관련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채권단은 김준기 회장에게 고문직과 같은 예우를 갖추고 경영정상화에 기여할 경우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등 동부제철의 요구를 MOU에 일부 반영했다. 그러나 경영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은 그대로 유지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동부그룹 측이 21일로 예정된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동부제철 자율협약 문제를 이슈화 하기 위해 MOU 체결을 미룬다는 얘기까지 들린다"며 "회사가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인데 대주주는 경영권에만 집착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협약이 체결되면 대주주 지분에 대한 100대1의 무상감자가 진행돼 김 회장은 사실상 동부제철의 경영권을 상실하게 된다.
한편 동부제철은 지난 17일 당진 공장의 전기요금을 체납하다 막판에 일부 납부하면서 단전 조치가 유예되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