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장이라 불리는 뉴욕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해 나라전체가 비상에 빠졌다. 인구 800만명의 뉴욕에서 에볼라 환자가 나오면서 미국 내 에볼라 확산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돌아와 뉴욕에 거주하던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33)가 23일(현지시간) 에볼라 바이러스 검사에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AP와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펜서는 에볼라가 창궐한 기니에서 '국경없는 의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한 응급의학 전문의로, 지난 12일 근무를 마치고 벨기에 브뤼셀 공항을 거쳐 17일 뉴욕 JFK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스펜서는 병원에 후송된 날 39.4도의 고열과 소화장애 증상을 보여 맨해튼 동북부의 할렘 지역에 있는 자택에서 응급차에 실려 인근 벨뷰 병원으로 이송된 뒤 격리됐다.
그는 입원 이틀 전인 21일부터 무기력증을 느꼈다고 의료진에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에볼라 신속 대응팀을 뉴욕에 급파했고, 뉴욕 보건당국은 스펜서와 접촉한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스펜서의 약혼녀와 친구 2명 등 그와 가까이 접촉한 3명을 예방 차원에서 격리했으며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스펜서는 입원 전날 밤 맨해튼에서 브루클린까지 지하철을 타고 볼링장에 갔으며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또한 당시 이용한 택시의 기사는 스펜서와 가깝게 접촉하지 않아 위험한 상태는 아니라고 보건당국은 전했다.
에볼라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뉴욕시도 시민들 진정시키기에 나섰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뉴욕 시민들은 불안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스펜서에) 직접 노출되지 않았다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스펜서와 직접 접촉한 사람은 극소수"라고 말했다.
미국 출입국 관리 당국도 비상에 걸렸다. 미국은 에볼라 확산을 막고자 지난 11일부터 JFK 공항에서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사태가 심각한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입국한 승객을 상대로 체온을 재는 입국 검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스펜서는 입국 당시 발열 등 증상이 없어 무사 통과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입국 검사의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스펜서까지 포함해 미국에서 에볼라가 확진된 환자는 모두 4명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텍사스에서 토머스 에릭 던컨이 처음으로 에볼라 환자로 확인됐고 그를 치료했던 간호사 2명이 추가로 감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