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뱅킹 고객 소액이체·조회만…고객 요구 실시간 분석·사이버 대면화 등 주목
#업무상 은행 지점을 자주 방문하는 직장인 김선화(34·여)씨는 지점 내 설치된 스마트 단말기를 이용해 대기 시간이 기존보다 평균 30분 이상 단축됐다고 말한다. 스마트 단말기를 통해 대출금액, 만기일, 금리, 이자납입일까지 조회가 되니 언제든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화 상태에 직면한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금융사에게도 적극적인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폰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IT산업의 생존 키워드가 금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합한 제품을 적시 개발해 경쟁자와 차별화되는 프리미엄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화두로 급부상했다.
국내 스마트뱅킹 등록 고객수가 올해 최초로 4000만명을 넘어섰고 이미 금융산업 각 분야의 다양한 업무들이 온라인을 통해 수행이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의 특화된 기능을 활용한 서비스는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아울러 ‘빅데이터(Big Data)’ 분석기술 등의 발전과 맞물려 소비자의 SNS 이용 정보 등을 활용해 타깃 고객에게 맞춤화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마케팅 방식도 정교화되고 있다.
◇비대면 거래채널 스마트뱅킹 = 스마트폰 기반의 앱을 이용해 자금이체, 조회 등을 하는 스마트뱅킹의 비중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 대수는 6월 현재 3968만대로 우리나라 총인구 대비 보급률이 약 81%에 달한다.
스마트뱅킹 등록 고객수는 1분기 말 4034만명으로 2009년 12월 서비스 개시 이래 최초로 4000만명을 넘어섰다. 2분기에는 1분기 말 대비 6.5% 증가한 4298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마트뱅킹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로 조회서비스와 소액 이체 중심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나 실질적인 금융거래 채널로서의 역할은 미약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터넷뱅킹 총 자금이체 금액 중 스마트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2분기 말 현재 4.8%에 불과해 스마트뱅킹이 주로 소액이체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현 우리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스마트뱅킹 전체 사용자 중 약 34%를 차지하고 있는 중장년층 고객이 보다 쉽게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 구조로 기능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은행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스마트뱅킹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서는 특허 경쟁력 확보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옴니채널화 스마트 브랜치 = 은행은 NFC를 활용한 ‘스마트 브랜치’를 통해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브랜치’를 설치하려면 지점 내부를 NFC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은행은 고객의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지점 방문 자체를 레저로 인식할 수 있도록 단말기 설치 대수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마트 내 화장품 코너와 같이 대형마트, 서점, 영화관 등 다양한 상업시설 매장 내에 간이지점(SIS·shop-in-shop) 형태로 개설해 대출, 보험, 카드, PB 업무를 강화하는 것도 눈에 띈다.
일반 고객들의 지점 방문을 유도하고 체류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의자만 배치한 단순한 대기장소에서 휴대폰 충전기와 인터넷존을 갖추는 것은 물론, 마케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TV 주변에 PID를 설치해 상품 광고를 방영하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홍보하기도 한다.
NH농협은행은 올해 2월 e-금융차세대시스템 구축 이후 고객과의 접점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스마트금융센터 구축에 착수했다.
스마트금융센터는 저금리·비대면고객 증가 등의 내외부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비대면 채널의 패러다임을 ‘거래’ 중심에서 ‘금융상품’ 중심으로 변화하는 사이버지점 형태의 ‘비대면 전문상담체계’다.
인터넷, 전화, 스마트폰 등 모든 비대면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옴니채널화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의 요구를 실시간 분석한다.
또 분석 결과에 따라 고객 니즈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SNS 등을 활용해 비대면 고객의 사이버 대면화가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 형태의 핀테크 융복합시스템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급결제 서비스 혁명 = 최근 스마트폰의 확산은 단순히 통신기기의 변화를 넘어 쇼핑, 금융거래, 지급결제 등의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모바일 결제 방식의 확산은 현금, 체크카드, 신용카드 등 기존 결제 방식을 대신해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2011년 이후 연간 평균 42%, 이용자 수는 평균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국내에서는 통신사와 금융권을 중심으로 NFC 방식 외 다양한 방식의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지갑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지난해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농협카드 등 6개 카드사가 공동으로 ‘앱카드’를 출시하는 등 사용자 편의를 위해 결제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다만 NFC를 기반으로 한 결제 시장은 NFC 결제 인프라 구축과 보안 등의 문제로 단기간 급성장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