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과 이승철, 일본의 진짜 얼굴은?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4-11-13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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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이승철(뉴시스)

* 배용준과 이승철, 일본의 진짜 얼굴은?[배국남의 직격탄]

“드라마 ‘겨울연가’와 배용준은 지금까지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한국에 대한 고정관념을 크게 변화시켰다. 흥미로운 것은 일반적인 이미지의 변화가 구체적으로는 개인의 사적인 기억이나 역사의 인식을 동시에 새롭게 재구성해 나가고 있어 한류는 향후 한일 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본 도쿄 국립예술대 모리 요시타카 교수가 2006년 7월 고려대 국제한국학센터와 민족문화연구원이 개최한 국제한국학포럼에서 한 말이다.

2003년부터 겨울연가’와 욘사마로 지칭된 배용준의 인기로 촉발된 일본에서의 한류가 거세지면서 모리 교수 같은 분석은 한일 양국 전문가와 일반인들 사이에서 지배적이었다. 영국 BBC,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국 언론들도 한결같이 ‘겨울연가’의 배용준이 수많은 외교관도 못한 일들을 수행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배용준 열광으로 대변되는 일본의 한류에 자긍심과 함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민족감정에 기대어 한류가 일본 열도를 잠식했다는 과장 보도와 반응까지 쏟아졌다.

그리고 10여 년이 흘렀다. 2014년 11월 9일 일본 하네다 공항. 가수 이승철이 일본 출입국사무소에 의해 입국이 거부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그동안 이승철의 일본 방문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무소 직원은 항의하는 이승철에게 “최근에 언론에 나온 일(독도 공연)때문”이라고 했다가 말을 바꿔 20여 년 전 있었던“대마초 흡연”때문이라고 했다. 이승철의 일본 입국거부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독도를 방문해 통일을 염원하는 공연을 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당연히 일본의 ‘표적 입국거부’의혹이 제기됐다.

수많은 사람이 문화적 동질성이 크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유사한 문화구조를 가진 국가 사이에서 일정한 역할을 통해 외교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인물인‘초국가적 엘리트(Transnational Elite)’라는 미국 학자 조셉 나이의 용어를 배용준에 대입시키며 그가 한일 관계를 극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을 이구동성으로 떠들었다.

‘겨울연가’의 배용준 이후 이병헌 권상우 송승헌 장동건 장근석 등 한류스타들의 일본 활동과 인기는 치솟았고 빅뱅 카라 소녀시대 등 K-POP 가수들은 강력한 팬덤까지 구축하며 문화교류를 확산시켰다. 그리고 한류와 한류스타가 한일 관계의 근본부터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인식이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일본은 그렇게 간단하게 변화하지 않았다. 한류에 열광하는 일본의 겉모습만 보고 오판한 것이다. 일본의 변화는 착시에 불과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일본군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 한일 양국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모, 진전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베 신조 총리가 들어선 이후 퇴행과 개악이 거듭되고 있다. 한국,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현재 일본의 우경화는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독도 홍보대사를 했다는 이유로 김태희의 일본에서의 화장품 마케팅 행사가 일본 반한단체의 물리력으로 취소됐다.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말했던 송일국의 드라마가 우익단체의 압력으로 방송되지 못했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를 부른 정광태는 오랫동안 일본 입국이 거부됐다. 이승철의 충격적인 일본의 입국거부 역시 일본의 본질을 드러내 준 하나의 사건에 불과하다. 이승철의 입국거부에 수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비난을 쏟아냈다.

배용준에 대한 일본의 열광과 이승철의 입국거부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김종신 성공회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한일관계가 커다란 변화를 겪어왔지만, 한일 관계를 규정하는 기본 틀은 변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의 일본을 파악하는 의미 있는 분석의 단초다.

배용준에 대한 일본 열기는 한국에 대한 일본과 일본인의 일부 변화된 시선을 보여준다. 하지만 독도, 위안부, 과거사 문제에 드러나듯 한일관계의 근본적인 시선과 프레임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배용준에 보내는 일본 열기에 취해 일본의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되는 이유다. 이승철의 입국거부가 일본의 현재의 문제와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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