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증시 32% 상승으로 2009년 이후 최고…중국증시도 후강퉁 기대 등에 18% 상승
아시아증시가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 우려에 따른 부진을 말끔히 털어내고 올해 세계증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인도증시 센섹스지수는 올 들어 32% 상승해 2009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고 필리핀과 태국증시도 각각 20% 이상 올랐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경기둔화 불안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도 18% 오르면서 지난 수년간의 부진을 씻어냈다. 상하이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1% 오른 2494.48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증시 S&P500지수가 약 10%,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가 2.1% 각각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이집트와 두바이, 카타르 등 다른 신흥국 증시도 올해 올랐으나 상승폭은 아시아에 못 미쳤다고 WSJ는 전했다.
경제성장 속도가 여전히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으며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개혁 기대감이 커진 것이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라는 평가다.
중국은 오는 17일 시작되는 ‘후강퉁’에 대한 기대가 최근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후강퉁은 중국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것으로 더 많은 외국투자자의 자금이 본토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콩 금융당국은 후강퉁에 대비해 이날 주민에게 적용됐던 하루 2만 위안(약 360만원)의 환전 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유가 하락도 아시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러시아와 중동 등 주요 산유국들은 유가 하락에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 등 에너지 수입대국은 유가가 떨어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한편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일찍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불안도 다소 잠잠해진 상태다. 헤럴드 반더 린데 HSBC홀딩스 아시아 주식 투자전략가는 “미국의 실질 금리 상승속도가 훨씬 느려질 것”이라며 “이에 아시아에서 연준 출구전략 이슈는 사실상 죽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각국 정부는 또 경상수지 적자 문제 등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SBC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증시에 344억1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1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지난 9~10월에 47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되는 등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는 오히려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인베스코의 잘일 라쉬드 동남아시아증시 대표는 “지난 2개월간 시장 전반에 매도세가 퍼졌으나 이는 신흥국 전반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동남아 개별 기업들은 견실하다”고 강조했다. 인베스코는 현재 아시아증시에서 통신과 물류, 기술 종목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