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단 후보생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사적인 대화를 하던 중 다른 여자 후보생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유만으로 사관후보생 자격을 박탈한 것은 지나친 처분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행정1부(재판장 권순형 부장판사)는 대구 모 대학교 ROTC 사관후보생 A씨가 학생군사교육단장을 상대로 낸 사관후보생 자격 박탈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 4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고교 동창생에게 ROTC 여자 후보생의 사진을 보냈다. 자신의 여자친구에게는 또 다른 여자 후보생을 거론하면서 '남자들한테 꼬리 치고 다니는 여우다'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사실은 A씨와 헤어진 여자친구가 당사자에게 대화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고,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사관후보생 자격을 박탈했다.
재판부는 "관련 발언이 공개적인 방식이 아니라 발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공개되지 않는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이뤄졌고, 상대방이 다른 곳으로 퍼뜨릴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고등학교 동창이나 여자친구와 나눈 사적 대화 내용을 중대한 '성 군기 위반'이라고 판단해 자격 박탈 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