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올해 삼성 계열사 전반에 걸친 실적 부진이 낳은 결과다. 특히 삼성전자는 1년 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역대 가장 많은 226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이 중 새로 ‘별’을 단 신임 임원은 161명에 달했고, 세트 부문의 발탁 승진은 35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 무선사업부를 중심으로 칼바람이 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27명보다 62명 줄어든 165명이 승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무선사업부 임원 약 200명 가운데 20% 가량이 2선으로 물러나거나 퇴임할 것으로 관측했다. 앞선 사장단 인사에서 무선사업부의 이돈주 전략마케팅실장, 김재권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개발담당 사장 등 3명이 물러났고,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장이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긴데 따른 후속 조치로 거론된다.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그룹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상’에 해당하는 대규모 발탁 인사를 진행했다. 삼성그룹은 연령과 연차를 불문하고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 신우균 상무 등 56명을 발탁, 승진시켰다. 특히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 프라나브 VP, 삼성전자 미국법인 Consumer영업 데이브다스 SVP 등 30대의 해외 현지인의 본사 임원 승진(상무)시켜 실력과 성과에 기반한 인사철학을 재확인했다.
여성과 외국인 인재 중용도 두드러졌다. 삼성은 삼성전자 하혜승 전무 등 14명의 여성 임원을 승진시켰다. 이 중 여성 공채 3명을 포함, 13명이 신임 임원이다. 외국인 승진 규모는 지난해 12명보다 3명 줄었지만 2013년 미국 팀백스터 부사장, 2014년 중국 왕통 부사장에 이어 세 번째로 데이빗스틸 전무(삼성전자 북미총괄 기획홍보팀장)를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글로벌 시장 및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강화의 중책을 부여했다.
한편, 삼성은 이번 201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고, 조만간 계열사별로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