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삼성전자 임원인사가 발표된 4일을 기점으로 5일까지 무선사업부 김재권 글로벌운영실장(사장), 이철환 개발담당 사장 등 10명의 퇴직 임원들에 대한 주식 소유 상황 보고서가 올라왔다. 이는 회사 임원 변동이 있을 경우 영업일 기준 5일 이내에 이들이 보유 중인 회사 주식 현황을 신고해야 하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들 퇴직 임원은 삼성전자 보유 주식에 대해 각각 다른 결정을 내렸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 사장과 이 사장은 모두 회사 주식을 처분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보유 주식 3375주를 전량 매각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130만원선인 점을 고려하면 약 43억원을 현금화했다.
경영 2선으로 물러난 이 사장도 김 사장과 같은 날 삼성전자 보통주 6주, 우선주 37주 등 주식을 처분했다. 김봉균 전무, 석경협 전무도 지난 4일 각각 보유 중이던 140주, 10주를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김윤식 상무도 보통주 1주를 팔았다. 이들의 주식 처분 사유는 ‘임원 퇴임’이다.
반면 주식을 계속 보유하겠다고 밝힌 퇴직자들도 있다. 윤재호 상무는 삼성전자 우선주 1070주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하상록 전무도 2009년 1월 취득한 보통주 70주에 대한 변동 내용이 없다고 신고했다.
일각에서는 주식을 매도한 임원들의 경우 이번 인사에 대한 섭섭함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신종균 IM(IT·모바일) 사장은 자리를 지켰지만, 실적이 부진한 무선사업부만 3명의 사장이 동시에 물러났다. 업계는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보고 있다. 2011년 이후 매 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0~70%를 책임지던 IM부문의 비중이 올 3분기 40%대로 추락했다. 더불어 스마트폰 공급량 증가세가 한 풀 꺾이는 등 고전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김 사장과 이 사장, 이돈주 전략마케팅실장 등 3명이 물러나고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장이 전사 조직인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으로 이동하면서 총 7명이던 IM부문 사장단은 DS(부품)부문, CE(소비자가전)부문과 동일하게 3명으로 줄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삼성전자는 승진자(165명)보다 많은 임원이 퇴직하거나 2선으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퇴직 임원들에 대한 정확한 숫자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