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카다미아 매뉴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의 발단이 된 당시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너츠' 서비스는 대한항공의 일등석 객실 서비스 매뉴얼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한겨레신문은 대한항공의 '일등석(FR/CL)웰컴 드링크 SVC 시 제공하는 마카다미아 너츠 SVC 방법 변경' 공지를 인용, "승무원은 음료와 함께 마카다미아 너츠를 포장 상태로 준비하여 보여준다고 명시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마카다미아 너츠를 원하는 승객에게는 그릇에 담아 가져다드릴 것을 안내해 드린 후, 갤리에서 버터볼에 담아 준비하여 칵테일 냅킨과 함께 음료 왼쪽에 놓아드린다"고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매뉴얼은 2012년에 변경이 공지됐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0시 50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 항공기의 일등석에 타고 있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한 승무원이 견과류를 봉지째 건네자 갑자기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면서 혼냈다. 승객의 의향을 물은 후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건네야 하는데 무작정 봉지째 갖다준 것이 규정에 어긋났다는 것.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를 책임진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을 확인해보라고 요구했고 사무장이 태블릿PC에서 관련 규정을 즉각 찾지 못하자 내리도록 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이 과정에서 고성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고함 소리가 이코노미석까지 들렸다고 한다.
이로 인해 비행기는 이륙 도중 탑승구로 돌아가 사무장을 내려놓고 다시 출발, 250명의 승객이 영문도 모르채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관련기사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250명 승객 황당하게 만든 사연은?]
대한항공 마카다미아 매뉴얼에 따르면 오히려 조현아 부사장이 매뉴얼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셈이다. 이른바 땅콩리턴 사건 이후 대부분의 승무원들은 봉지째 너츠를 갖다 보여줬다는 것은 매뉴얼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리턴을 놓고 월권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9일 모든 보직에서 물러났다. 그럼에도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10일 부사장직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땅콩리턴 사건과 관련, 조현아 부사장에 12일 오전 10시 출두를 통보했다. 그의 위력행사로 항공기가 16분 지연 출발하고 11분 지연 도착한 것을 조사하기 위함이다.
검찰 역시 10일 수사에 착수했다. 참여연대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조현아 부사장에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