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안전한 차
국토교통부가 선정하는 '올해의 안전한 차'로 현대차 제네시스와 기아차 쏘렌토, 카니발 등이 1등급을 받았다. 반면 르노삼성 QM3는 충돌안전성에서 낙제점을 받아 5등급에 그쳤다. 이유는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QM3가 무조건 약한 차가 아니라는 의미다.
17일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평가 대상인 13개 차종 가운데 제네시스는 가장 높은 96.6점을 받아 최우수 자동차로, 쏘렌토와 카니발은 각각 92.1점과 91.0점으로 우수 자동차로 선정됐다.
이들 3개 차종을 포함한 10개 차종이 충돌·보행자·주행·사고예방 안전성 등 4개 분야 종합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1등급 차종은 한국GM 스파크 EV·크루즈, 현대 쏘나타, 폴크스바겐 골프, 아우디 A6, 렉서스 ES350, 벤츠 E300 등이다.
보행자 안전성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탓에 기아 쏘울과 포드 익스플로러의 등급은 내려갔다. 두 차종은 각각 2등급과 3등급을 받았다.
충돌 안전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 르노삼성 QM3는 5등급에 그쳤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안전도 테스트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QM3의 충돌안전성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난 이유는 국내 자동차 충돌안전기준이 미국의 그것을 바탕으로 짜여졌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안전기준과 배기가스 기준은 초기 미국의 기준을 바탕으로 수립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 신차 안전기준과 배기가스 기준은 당초 미국 기준을 들여와 법규를 제정했다" 며 "수출 주력국의 안전기준과 배기가스 기준을 도입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달과 안전성, 배기가스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디젤차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국산 디젤 승용차의 주력 수출국은 유럽이다. 당연히 국내 승용 디젤차의 배기가스 기준은 유럽의 기준을 따른다. 유로5 유로6 등으로 배기가스 기준을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 마디로 국내 안전기준과 배기가스 기준 대부분이 미국의 그것과 동일하고 디젤차 기준은 유럽을 따른다는 의미다.
이번 국토부 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제네시스를 비롯해 올뉴 쏘렌토 등은 미국이 주력 수출시장이다.
반면 르노삼성 QM3는 북미 수출대신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개발한 차다. 유럽 수요를 대응하기에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태. 자연스레 미국 안전기준을 따라야할 이유가 없는 차다.
쉐보레 스파크의 경우 미국 브랜드 쉐보레의 글로벌 아키텍쳐를 바탕으로 개발했다. 작은 스파크 조차 미국 안전기준을 바탕으로한 국토부 테스트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르노삼성 QM3보다 쉐보레 스파크의 차체가 작고 더 가볍지만 미국 기준의 충돌테스트에서는 오히려 유리한 셈이다.
이번 국토부 테스트 충돌 안전성에서는 미국 브랜드 쉐보레의 준중형차 크루즈, 현대차 쏘나타, 제네시스가 나란히 97.7점으로 가장 우수했고, QM3가 78.9점으로 취약했던 것에는 이런 배경이 서려있다.
국토부는 내년 평가부터 안전성과 기둥측면충돌 안전성 평가 기준을 강화하며 능동형 보행자 보호시스템이 적용된 자동차의 세부평가 방법을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