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화장품숍 우후죽순…차이나타운 돼버린 명동거리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여사가 선택한 ○○마스크.’ 명동 한가운데 위치한 화장품숍 매대 앞에 중국어로 적힌 팻말 내용이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항상 북적대니 한류스타만큼 중국 퍼스트레이디도 광고가 되는 곳이 명동이다.
추운 겨울이지만 명동 일대 매장에서는 패딩을 껴입고 쇼핑에 여념이 없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중국 국경절과 노동절인 요우커 특수가 지나갔지만 명동 일대 상인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길거리에서 분식을 파는 상인 이모씨는 “중국인들이 항상 많아서 별로 (매출) 걱정이 없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특히 명동 중심 상권은 이미 ‘요우커 모시기’에 의기투합이라도 한 듯 화장품숍들로 꽉 들어찼다. 유네스코길, 명동8길과 그 일대를 중심으로 중저가 화장품숍만 70여개에 이르렀다. 지난 2013년과 비교해 없어진 매장들을 살펴보면 신발, 약국, 액세서리, 식당 등 수십여개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그 자리에는 모두 화장품숍이 들어섰다.
명동 상권에는 현재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이 10개, 이니스프리가 8개, 잇츠스킨이 7개, 더페이스샵·에뛰드하우스·토니모리가 각각 6개씩 점포를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마스크팩이 중국인들에게 날개 돋친 듯이 팔리면서 얼 마스크 스토리, 마스트 다이어리 등 마스크팩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한 뷰티숍도 등장했다.
요우커들이 한국 화장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면서 생긴 명동의 신풍속도도 있다. 한 화장품쇼 매장 앞에는 마트에서 이용되는 장바구니형 캐리어가 진열돼 있다. 매장 직원은 “10만원 이상 사는 중국인 고객에게 증정 상품으로 드리고 있다”며 “워낙 많이 사니까 이런 상품을 유용하게 여긴다”고 귀띔했다.
얼마 전 일본 관광객이 김 보따리를 들고 다니듯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 보따리를 들고 다니자 생겨난 화장품 업계의 증정 이벤트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 매장은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공략하다보니 매장마다 차별화된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요우커로 인한 명동 상권만의 신풍속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