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의 병역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에는 프로골퍼 배상문(29ㆍ캘러웨이골프)이다.
병무청은 지난달 30일 프로골퍼 배상문의 국외 여행기간 연장 불가를 공식 통보했다. 이로써 배상문은 이달 30일까지 입국해 병역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배상문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간 연장 사유로 2013년 취득한 미국 영주권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무청은 영주권을 새로 취득했다는 것만으로 병역 연기를 해줄 수 없다며 배상문의 국외 여행기간 연장 불가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현행법상 영주권 취득 후 국외 거주 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국외여행 연장이 가능하다. 결국 배상문은 입대와 국적 포기의 기로에 서게 됐지만 행정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2승을 거둔 배상문은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아시아 대표 출전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목표하고 있던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 될 전망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포츠 스타의 병역 문제가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실 스포츠 스타의 병역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축구 스타 박주영(30ㆍ알 샤밥)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 소속이던 지난 2012년 초 모나코 체류자격을 통해 사실상 병역 면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허술한 병역법이 문제였다. 외국 영주권 혹은 체류권을 받으면 국외이주사유 국외여행허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영주권을 얻은 국가에서 1년 이상 거주한 경우 본인의 희망에 따라 37세까지 병역을 연기 해주는 제도로 병역의무 만료 기한이 만 37세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면제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역을 기피한 박주영과 병무청에 비난이 쏟아졌고, 곧바로 국외 활동 스포츠 스타의 병역 의무 연기에 대한 법 개정이 이뤄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병역 면제도 한때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 23명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동등한 조건의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야구대표팀도 2006년 WBC 4강으로 병역특례 대상이 됐지만 논란이 불거지면서 축구(2008년 월드컵)와 함께 특례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출전 구기 종목은 대표 선발 과정부터 ‘병역면제용’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야구는 한국과 일본, 대만의 3국 잔치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폐지론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군 미필자 중심의 대표 선발이 이루어졌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스포츠 스타들의 병역 면제는 과거 국제대회 메달만으로도 국위선양이라는 잣대가 적용되면서 처음 도입됐다.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거나 잠재력이 있는 선수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줌으로써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적지 않은 가치가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수들의 병역 면제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크게 늘었다. 노골적으로 병역 면제 혜택을 역으로 이용하는 선수들도 있다.
이에 대해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교수는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준다는 자체가 논란일 수밖에 없다. 시대가 변한 만큼 병역 혜택도 법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때”라며 “선수 개개인은 물론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