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드림론’ 도덕적 해이 논란…월급여 150만원 미만 ‘압류금지’ 연체율 늘고 채권회수 줄어
국민행복기금의 바꿔드림론이 도마 위에 올랐다. 8~10등급의 저신용자들이 바꿔드림론을 이용해 이자 부담을 경감한 뒤 또다시 고금리 대출을 받아 파산 신청을 하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도덕적 해이가 지속되면서 2년 뒤인 오는 2017년에는 재원이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소득입증 미확인자에 대해 지원을 제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국민행복기금의 건전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8~10등급 저신용자 연체율 30% 상회 = 2008년 12월 바꿔드림론 사업 개시 이후 지난해 8월까지 제도 혜택을 본 이용자는 21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바꿔드림론을 통해 평균 38%에서 10.5%의 이자 상품으로 갈아탔다. 이자 경감 규모만 2조원에 달한다.
바꿔드림론이란 정부 보증을 통해 저신용자(6~10등급)와 소득(연 4500만원 이하)이 낮은 서민이 대부업체 또는 캐피털사 등에서 대출받은 20% 이상 고금리를 8~12%의 시중은행 저금리로 바꿔 주는 서민금융 지원 제도다.
취지는 좋지만 이용자들이 돈을 제대로 갚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2009년 제도 도입 초반엔 바꿔드림론 연체자는 218명(1.5%)에 불과했다. 그러나 심사기준 완화와 접수창구 확대 등으로 2011년부터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 연체율 관리를 위해 2013년 심사를 강화했음에도 지난해 7월 바꿔드림론 연체자는 5만명을 넘어섰다.
채권회수 실적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연체채권 회수액은 △2009년 8억원(33.2%) △2010년 37억원(27.0%) △2011년 59억원(19.3%) △2012년 114억원(13.2%) △2013년 126억원(6.1%) △2014년 7월 18억원(1.3%)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저신용자 연체율이 30%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바꿔드림론의 평균 연체율은 21.8%를 기록했다. 그러나 8등급(33.5%), 9등급(32.8%), 10등급(34.9%), 특수채무자(37.9%)의 연체율은 이보다 11~16.1%포인트 더 높다.
바꿔드림론 이용자들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다.
정무위 소속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민행복기금의 집행업무를 위탁받은 자산관리공사는 기금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바꿔드림론 구상채권 및 연체채권 회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17년 바꿔드림론 재원 고갈 우려 = 물론 바꿔드림론 지원 대상자가 평균 연소득 2000만원 정도의 저소득층 계층인 데다 월급여 150만원 미만인 경우 법적으로 전액 압류가 금지돼 있어 채권추심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제도 특성상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꿔드림론 재원이 바닥을 보이고 있음을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연체율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국민행복기금 건전성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기준 바꿔드림론의 남은 재원은 2570억원이다. 정무위 소속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원 추정 인원 2만1000명에 2576억원으로 가정해 현재 연체율을 대입하면 2017년 바꿔드림론의 재원은 고갈된다. 지원 대상이 이보다 늘어날 경우 재원은 더 빨리 소진될 수 있다.
김 의원은 “바꿔드림론 사업을 계속 진행하려면 객관적으로 소득을 입증하기 어려운 자에 대한 보증을 제한하고 보증 승인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며 “공공정보를 활용해 재산을 조사하고 이를 통해 연체채권을 회수하는 등 국민행복기금의 건전성 제고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