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득 늘어도 지갑 닫았다…평균소비성향 사상 최저

입력 2015-02-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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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 추이(2005~2014)(기획재정부)
주거비 상승 및 고령화와 부족한 노후대비 등으로 소비 심리 위축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한 가계가 소득이 늘어난 만큼 지출을 늘리지 않으면서 ‘불황형 흑자’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4년 연간 및 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소비 심리를 알아보는 평균소비성향은 지난해 4분기 71.5%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4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6만4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취업자 수 증가로 근로소득이 증가세(3.3%)를 이어가고, 7월부터 실시한 기초연금 등에 따른 이전소득(7.8%) 등이 증가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소득 중 사업소득만 유일하게 3.4% 감소했다. 퇴직금ㆍ경조사 수입 등이 포함된 비경상소득은 8.1% 증가를 기록했다.

소비지출은 250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9% 늘었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비지출은 0.1% 감소했다. 실질소비지출은 2013년4분기(1.9%) 이후 5분기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득에서 연금과 사회보험료 등의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350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 늘었다. 이 때문에 소비지출을 제외한 가계 흑자액은 99만7000원으로 증가했다.

가계는 주로 의류ㆍ신발 구매와 통신비에서 돈을 아꼈다. 같은 기간 의류ㆍ신발 지출은 월평균 20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20만8000원)보다 2.9% 감소했다. 통신 지출은 14만8000원으로 4.1% 감소했다. 대신 비소비지출이 증가했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76만1000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0.3% 증가했다. 연간으로 보면 지난 비소비지출은 80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비소비지출의 증가는 경상조세와 비경상조세의 상승이 견인했다. 지난해 소득 증가로 인해 근로소득세 등 경상조세 지출은 13만6000원으로 5.8% 증가했고 건강보험료ㆍ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료 지출은 12만4000원으로 7.2% 증가했다.

가격상승으로 수산물 소비가 27%, 육류 지출이 4.6% 올랐고 과일 및 채소가격 하락으로 과일(-4.3%), 채소(-4.6%)의 지출이 감소했다.

주류ㆍ담배 지출은 월 평균 2만8000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0.8% 증가했다. 담배 지출은 0.7% 감소했으나 맥주 등 주류 지출이 3.1%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담뱃값 상승으로 지난해 연간 담배 지출은 월 평균 1만6000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4분기 월평균 교육비 총지출은 22만7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했다. 정규교육 지출이 8.0% 증가했으나 학원 및 보습교육 등 사교육비는 1.7%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소득과 소비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연간소득이 늘었음에도 지출이 늘어나지 않으면서 평균소비성향이 최저치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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