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후배들에게 짧은 이임사를 남겼다. 공무원 최고직까지 올라 개인적으로 더 바랄 것은 없지만 간절히 바라던 금융강국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남겼다.
13일 신 위원장은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이임식을 갖고 "2년 전, 바로 이 자리에서 거의 30분에 달하는 상당히 긴 취임사를 읽었던 것이 기억난다"며 "오늘은 매우 짧기 때문에 긴장하실 필요 없다"고 편안한 분위기로 말문을 열었다.
신 위원장은 "저는 오늘로 34년의 긴 공직생활을 마감하고자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장관까지 오르고 국제회의의 좌장역할을 하는 등 분에 넘치는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진정으로 바라던 금융강국을 이루지는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위기가 있을 때마다 늘 현장에 있었다"며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부족한 달러를 구하러 다니며 문전박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금융이 강해야만 나라가 튼튼해지고 국민들이 편안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다" 며 "제가 어느 무엇보다 금융강국을 원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그 꿈을 대신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신 위원장은 "새로 부임하실 임종룡 위원장은 평생 저와 함께 금융강국을 꿈꿔온 사람"이라며 "여러분이 함께하면 금융강국의 꿈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강국이 실현되는 어느 날 저는 그저 작은 몸짓이나마 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항상 마음에 두었지만 하지 못했던 말, '너무 고맙습니다'란 말을 남기고 여러분 곁을 진짜 떠난다"라고 짧은 이임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