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과의 스토리(story)가 가장 큰 자산이에요.” 21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 르부아 앳 스테이트 타워에서 진행된 ‘2015 시아 세 번째 아시아 투어 콘서트 인 방콕 ‘플라워’(XIA 3rd Asia Tour Concert in Bangkok ‘FLOWER’) ’기자회견에서 김준수가 이같이 말했다.
트리오로 구성된 JYJ가 아닌 솔로로 나서 세 번째 앨범 ‘플라워’를 발매한 김준수다. 일본과 중국에 이어 태국을 선택했다. 그를 만나기 위한 3000명의 팬들이 방콕 썬더돔(Thunder Dome)에 운집했다.
공연에 앞서 김준수는 태국 팬들에 대해 “심성이 선하다. 배려를 하는 팬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열정적이면서도 치유가 되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또, 김준수는 “콘서트를 기획할 때마다 많은 분들이 혹시 잊지 않으셨을까 항상 매번 걱정을 하게 된다”며 “방송 활동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관심 가져주시니까, 노래로서 감사함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심경을 말했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김준수를 향한 열정을 더해간 태국 팬들은 국기에 대한 경례로 첫 무대를 맞이할 숨고르기를 했다. 이윽고 김준수가 무대 위로 뛰어오르자, 엄중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열광적인 객석 함성이 쏟아졌다. 팬들에게 이미 친숙한 지난 솔로 앨범 타이틀곡 ‘인크레더블’의 전주는 순식간에 공연장을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로 뒤바꿨다. 손동작에 맞춰 팬들과 호흡을 이끌어냈다.
연달아 김준수는 관능적인 분위기로 가득한 ‘엑스 송(X Song)’, ‘룰라비(Lullaby)’의 무대를 선보였다. 그루브 넘치는 안무에 금세 그의 얼굴엔 땀이 흥건해졌고, 리듬을 실은 목소리는 호소력마저 놓치지 않았다. 강렬한 눈빛을 뿜어내며 객석 곳곳에 고개를 돌리자, 태국 팬들의 찢을 듯한 고음이 쏟아졌다. 김준수는 유연하면서도 강약을 살리는 특유의 댄스 실력을 돋보였다. 솔로 무대에서 유감없이 살아난 특장점이 바로 그것이다.
다음 김준수는 ‘러브 유 모어(Love you more)’ 등 이번 정규 3집 앨범 수록곡을 통해 애절한 가창력을 과시했다. 특히 나얼 작곡의 ‘나의 밤’ 무대에서 김준수는 의자에 걸터앉아 보랏빛 핀 조명을 받은 채 짙은 감성을 표출했다. 김준수는 재즈 바 콘셉트로 꾸며진 ‘리치(Reach)’ 무대에서 한 편의 이야기를 녹여낸 가사를 빼어난 가창력만으로 고스란히 표현했다.
특히 김준수의 진가가 가장 드러난 부분은 OST 메들리였다. ‘널 사랑한 시간에’, ‘사랑은 눈꽃처럼’ 등 국내 드라마 삽입곡을 펼쳐낸 김준수는 짤막한 소절에도 불구하고, 절정의 감정을 번갈아 끌어올려 기량을 입증했다.
아울러, 김준수는 ‘뮤지컬 인 라이프’와 뮤지컬 ‘드라큘라’의 넘버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김준수는 그간 뮤지컬 무대에서 쌓아온 경험을 폭발시켰다. 검은 트렌치 코트를 입은 그이지만, 천년의 사랑을 품은 백발의 드라큘라로 오롯이 분했다. 방콕 썬더돔이 서울 예술의 전당으로 뒤바뀐 순간이다.
이외에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시작해 관객을 하나로 집중시킨 앨범 타이틀곡 ‘플라워(Flower)’가 방콕 팬들의 만족감을 배가시켰다. 김준수는 을씨년스럽고도 웅장한 무대 분위기에 걸맞은 카리스마를 자랑했다.
완성도 높은 라이브뿐 아니라, 김준수는 관객과 직접적인 소통도 빼놓지 않았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지니 타임’을 통해 김준수는 팬들의 소원을 들어줬다. 특히 ‘플라워’의 랩을 보여달라는 한 관객의 소원에 김준수는 몹시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준수는 “저는 래퍼가 아니다. 타블로 형에게 혼날 수도 있다”며 자신 없는 태도를 보인 뒤, 끝까지 래핑을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공연장을 찾은 촌푸(19세)씨는 “이번 공연은 모든 무대가 최고였다. 아직 너무 흥분상태라 진정이 잘 안 된다. 태국을 들썩이게 하는 그의 에너지에 나도 같이 힘을 얻는 기분이다. 퍼포먼스와 가창력, 그리고 팬들을 웃게 하는 매력까지 정말 XIA(김준수)는 멋진 아티스트라는 생각을 또한 번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콕뿐 아니라, 일본 도쿄, 후쿠오카, 나고야에서 아시아 팬들과 만남을 기약한 김준수다. 댄스, 발라드, 팝, 뮤지컬 등 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김준수를 향한 아시아 팬들의 변함없는 지지가 증명됐다. 이에 발전을 거듭하는 실력으로 보답한 김준수다. 이렇게 켜켜이 쌓아온 팬들과 신뢰의 기록을 한 줄 더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