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사고 악몽 재연…아시아나 또 비정상적 저고도 비행

미국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에서 활주로 이탈 사고가 발생한지 1년 반 만에 아시아나항공이 또 일본 히로시마국제공항에서 똑같은 사고를 저질렀다.

16일 아시아나항공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나 14일 오후 6시 34분께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162편(에어버스 A320) 여객기가 8시 5분께 히로시마공항에 착륙하다가 활주로를 이탈했다. 사고기에 타고 있던 승객 73명과 승무원 8명 등 81명은 모두 비상 탈출을 했으며 승객 18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아시아나항공에게는 악몽의 재현이란 불명예를 안겼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사고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운항정지처분을 놓고 소송이 진행 중이인 상황에서 똑같은 사고가 또 일어나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아시아나항공기가 히로시마공항 활주로 진입 때 비정상적으로 낮은 고도로 비행한 경위를 조사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운수안전위원회는 사고기가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면서 활주로 300m 전방에 있는 6m 높이의 전파 발신 시설에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날인 15일, 사고조사관 6명과 항공안전감독관 2명을 히로시마 현지에 파견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 57명 역시 동행했다.

국토부는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여형구 2차관이 서울에서 8개 국적 항공사 사장 등을 불러 긴급안전점검회의를 열었다. 아울러 국토부는 이번에 사고를 낸 A320-200 기종을 모는 아시아나항공 소속 조종사에 대한 긴급기량점검에 들어갔다.

이 기종은 지난해 12월 한국인 선교사 가족 등 승객 160여명을 태운 채 자바해에 추락한 에어아시아항공기, 지난달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에 충돌해 150명이 숨진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또 같은 달 캐나다 핼리팩스공항에서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한 비행기와 같은 기종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의 해당 노선 운항정지, 또는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