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의 린수이현 주민 수만명이 지난 주말 철도를 놓아달라고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과 충돌해 유혈사태가 빚어졌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충칭에서 북쪽으로 약 105km 떨어진 린수이현에 새 철도가 지나가지 않는다는 소식에 주민이 격분해 거리로 나섰다. 온라인에 게재된 사진과 동영상 등을 보면 시위 초기는 평화롭게 거리 행진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내 경찰과 주민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중국 내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번 사태 관련 사진과 게시물들이 삭제되고 있지만 관영 언론 보도에서도 피에 젖은 시위대의 모습이 나왔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에서 혐오·위험시설을 회피하는 ‘님비현상’ 관련 시위는 빈번한 편이다. 종종 중화학 공장이나 쓰레기 소각장 등이 환경오염을 우려한 시위대의 반대에 부딪혀 건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린수이현 시위는 이와는 다르다고 WSJ는 전했다. 주민은 철도의 부족이 지역경제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불만을 품어왔다. 당초 이 지역을 경유하는 새 철도선이 건설될 계획이었으나 최근 계획이 변경되면서 린수이현이 아니라 인근 광안시로 철도가 지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됐다. 광안은 개혁개방 전도사였던 덩샤오핑의 고향이다.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 상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경찰에게 돌을 던지거나 경찰들이 시위대를 진압봉으로 구타하는 등의 동영상이 돌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여전히 새 철도선 구간이 어디로 갈지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