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2년부터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졌던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맨이 33년 동안 잡았던 마이크를 내려놓는다고 해서 화제네요. 20일(현지시간)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는 마지막회 게스트를 아직 공개하지 않아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지요. 강산이 세 번은 충분히 바뀌었을 시간 동안 레터맨은 미국 TV 역사에 진기록을 남겼어요. 레터맨이 진행한 심야 방송횟수는 총 6028회(NBC ‘레이트 나이트’·CBS ‘레이트 쇼’ 모두 포함), 에미상은 무려 16번이나 받았네요.
레터맨 토크쇼를 거쳐 간 게스트는 총 1만9932명. 여기에는 조지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 등 할리우드 유명배우에서부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분야를 막론하고 분야에서 영향력을 갖춘 인물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냈죠.
레터맨이 토크쇼 MC를 맡으면서 가장 신경전이 뜨거웠던 경쟁자는 제이 레노라고 해요. 제이 레노는 데이비드 레터맨 토크쇼 하차 소식에 “마지막 게스트로 나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죠.
‘웃음이 없는 하루는 낭비한 하루다’. 세계적인 배우 찰리 채플린이 남긴 한마디라고 하네요. 흔히 TV를 두고 ‘바보상자’,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 등으로 지칭하면서 부정적으로 취급하곤 하죠.
그러나 업무와 학업에 치여 잠시 웃음을 가질 수 있는 잠깐의 여유는 정말 중요하죠. 레터맨이 지난 33년간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의 여유를 줬다는 사실은 기억해야겠지요. (한국배우 김윤진씨나, 걸그룹 소녀시대도 게스트로 출연했던 프로그램이니까요.)
데이비드 레터맨이 이런 말을 했었다고 하네요. “인생은 야구선수와 같다. 경기에서 2게임이나 3게임 연속으로 졌다고 속상할 필요 없다. 다행히도 앞으로 162번의 경기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67세인 레터맨. 인생의 절반을 한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보낸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 다음 경기에서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