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전인대 당시가 위기 최고조…경호 책임자 대폭 교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력한 부정부패 척결 운동을 펼치면서 약 20차례 신변의 위협을 느낀 순간이 있었다고 2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3월 초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당시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전했다. 전인대 회의에서 시 주석의 표정에는 매우 피로한 기색이 짙었으며 차를 마시는 것도 여느 때와 달랐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시 주석이 차를 마실 때는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 6명과 다른 특별한 취급을 받았다. 그가 자리에 앉기 전 여성 직원이 차를 부어 갖다놓을 때 검은 옷을 입은 2명의 남자요원이 좌우에서 여성 직원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다. 회의 도중에 찻잔에 물을 추가하는 역할을 올해는 여성이 아닌 남성 요원이 맡은 것도 주목할만 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이들 요원은 시 주석이 마시는 차에 독이 담기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또 단상에 괴한이 나타나도 훈련된 남성이라면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시 주석은 차를 내놓는 여성 직원도 믿을 수 없었다는 것이 신문의 풀이다. 2주간의 전인대에서 매일 단상을 관찰한 결과 여성 직원이 차를 따르는 것을 감시하는 남성이 종반에는 2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만큼 3월 초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서서히 풀렸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는 당시 시진핑 경호 책임자들의 대폭적인 교체에 있다. 시 주석은 3월에 최고지도부의 경호를 맡고 있는 중앙경위국 국장과 베이징시 공안국장을 교체했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거주하는 곳은 베이징의 중난하이다. 이 지역 경비와 요인경호를 담당하는 곳인 중앙경위국은 당 지도부 비서실 격인 중앙판공청과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직속 조직이다. 중앙경위국에 속한 대다수 경호원은 군인이지만 인사는 중앙판공청 주임이 맡고 있다.
지난 3월 경질된 전 중앙경위국장 등은 모두 링지화 전 중앙판공청 주임의 인맥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링지화는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과 함께 ‘신 4인방’으로 불리며 쿠데타를 꾀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시 주석으로서는 자신이 신뢰하는 측근을 세워놓지 않으면 밤에 도저히 안심하고 잘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런 측근이 바로 3월 중앙경위국 부국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한 왕샤오쥔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12월 시진핑이 장쑤성을 시찰할 때 왕샤오쥔이 경호를 진두지휘했던 것이 신뢰하는 증거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장쑤성 우시는 저우융캉의 고향이다. 한 소식통은 “지난 수년간 시진핑은 20차례 가까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만한 순간이 있었다”며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곳이 장쑤성이었다. 이 곳은 시 주석이 잡은 호랑이, 저우융캉의 본거지였기 때문. 게다가 저우융캉은 공안과 무장경찰의 우두머리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비책임자의 교체는 당연했지만 시 주석이 중앙경위국장은 물론 링지화와 이어진 중앙판공청과 경위국 인원도 대규모로 경질하면서 마찰과 혼란도 컸다고 신문은 전했다.
당 통일전선 부장을 맡고 있던 링지화가 낙마한 때는 지난해 12월 22일이었다. 올해 3월 전인대까지 남은 시간은 2개월 반도 되지 않았고 2월에는 ‘춘제(설날)’도 있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인원을 대규모로 교체한 것은 이례적인 사태였다. 그만큼 시 주석이 스스로 내건 ‘반부패’라는 이름의 권력투쟁 속에서 신변 안전에 대한 불안이라는 부작용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