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두 회사의 합병은 컨트롤타워인 삼성 미래전략실 내에서도 극소수에 의해 극비리에 진행됐다. 삼성물산, 제일모직도 대표이사를 포함한 수뇌부 몇명 만이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사 등을 상대하며 대외 업무를 처리하는 홍보팀도 합병 발표에 임박해서야 어느정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제일모직 임직원들은 갑작스러운 합병 소식에 처음엔 약간 동요했지만, 금새 안정을 찾았다. 삼성물산의 한 직원은 "사흘간의 연휴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후 첫 소식 치고는 굉장했다"며 "처음엔 직원들이 술렁했지만 사업 부문이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업무에 큰 변동이 없다는 것을 알고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두 회사의 이번 합병은 외견상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대 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한다.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양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합병 이후의 사명은 삼성물산이다.
두 회사가 합병되더라도 패션, 식음, 건설, 상사 등 사업 부문은 그대로 유지된다. 삼성물산의 서초동, 제일모직의 수송동 본사도 이전 없이 사용한다. 삼성전자의 DS(부품), CE(소비자가전), IM(ITㆍ모바일) 3대 사업 체제와 비슷한 개념이다.
제일모직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과의 합병 발표에 많이 놀란 것은 사실"이라며 "사업 형태나 구조의 변화보다는 그룹 지배구조 이슈와 연관된 만큼 직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