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저앉는 지표] 자동차 업계, 엔저에 수출↓ 수입차 때문에 내수↓ … ‘이중고’

입력 2015-05-2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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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에서 수출을 위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자동차의 모습.(사진제공= 연합뉴스)
국내 대표 제조업인 자동차 업계는 수출시장에서 엔저 등 환율 변동으로 인한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에선 수입차의 파상 공격에 밀려 점유율이 역대 최하로 떨어지면서 수출과 내수가모두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시사수(BSI)는 75로 전월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6월 업황전망BSI도 77로 전월대비 5포인트 떨어졌다. BSI는 기업들의 재고, 생산설비, 투자, 고용, 신규매출 등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에 대한 기대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인 응답이 부정적인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이하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올 1∼4월 해외에 수출된 국내 완성차는 모두 101만577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08만7451대)에 비해 6.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자동차 수출의 대표 주자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1∼4월 수출은 각각 39만5223대와 39만8943대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7.2%와 9.6%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지엠의 수출실적도 지난해 1∼4월에 비해 14.5% 감소한 14만9917대에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지난 1분기 미국 판매량은 6.9% 증가했지만, 미국 시장 점유율은 7.8%에서 7.9%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반면 일본 도요타의 1분기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어났고, 미국 시장 점유율도 13.9%에서 14.6%로 높아졌다

특히 주력시장인 러시아의 경우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쌍용차의 1∼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1% 급감한 1만6059대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자동차 업계의 수출 실적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엔저 기조에 유료화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자동차사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했지만, 유로화 대비 원화 가치는 15%나 강세를 보였다. 이런 부정적 영향 탓에 현대기아차는 1분기에 지난해보다 5000억원 이상 줄어든 2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내수에서도 수입차에 밀려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수입차 돌풍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올 들어 4개월 만에 자동차 수입량이 10만 대를 넘어섰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수입된 승용차와 버스, 트럭 등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만5381대보다 35.4% 증가한 10만2654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에 2만5000대씩 팔린셈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수입차 판매는 30만대 돌파가 유력시된다.

▲수입차 판매량이 지난 3월 한달간 2만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주춤하긴 했지만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3월에는 17.6%까지 치솟았다. 특히 3월에는 버스와 트럭을 제외한 승용차 부분에서만 월 판매량 2만대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수입차의 점유율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은 수입차에 맞서기 위해 이달부터 대대적인 가격할인에 돌입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사상 첫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도입해 점유율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오는 7월 적용될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인하를 선 반영, ‘QM3’를 80만원 인하하는 초 강수를 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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