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경찰, 교통시스템 구축서 1500억 낭비”

경찰이 도시교통정보시스템(UTIS)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1500억여원을 낭비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2일 ‘국가 주요 정보화사업 추진 및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놨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005년부터 2천500억여원을 들여 26개 도시에 UTIS를 구축했으며, 16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62개 도시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UTIS는 도로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첨단 광역교통정보 시스템으로, 경찰은 사업의 일환으로 택시 등에 교통정보를 수집해 제공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을 제공했다.

그렇지만 감사원 분석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으며, 보급된 단말기가 7만여대에 불과해 활용률도 높지 않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한 ‘티맵’과 같은 민간이 개발한 교통정보 앱이 활성화돼 민간 영역과 중복투자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2500억여원 가운데 내비게이션 사업 비용을 포함해 1500억여원이 낭비됐다면서, 추가 투입분 1600억여원 역시 낭비 우려가 높은 만큼 사업을 확대하지 말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용역 업체가 평가지표를 부실하게 선정하고 평가점수도 사실과 다르게 기록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로 인해 중앙서버와 수험생 PC를 연결하는 시스템 오류 등으로 시험을 실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중고등학생의 창의적 체험 활동을 대학 입시 등에 활용하기 위해 에듀팟이라는 이름의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사용률이 3％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국토부가 자동차 압류해제·납부시스템을 구축했으나 다른 부처 시스템과 기능이 중복돼 46억원이 낭비됐고, 농식품부의 ‘농림사업정보시스템’이 다른 부처의 시스템과 연계되지 않아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4200억원 상당의 예산 낭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