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人맥] 해외파, 글로벌 감각·네트워크 앞세워 ‘금융코리아’ 리더 두각

입력 2015-06-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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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임종룡·진웅섭 3대 경제수장… 윤종규·이덕훈·홍기택 금융CEO 유학파 출신

“농협 해외진출은 선택 아닌 필수사항이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올해 글로벌 수익 비중을 10% 이상 늘리겠다.’<조용병 신한은행장>

올 초 수장에 오른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취임 일성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수익성 제고를 위한 세계화 의지가 담겨있다.

금융권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선진 금융기법을 익히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유학파들은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약롱중물(藥籠中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인맥에도 유학파가 자리잡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와 안종범 경제수석이 졸업한 미국 위스콘신대가 대표적이다.

◇유학파 수장 점령 = 김 회장과 조 행장처럼 해외 유학파들이 두각을 나타낸 계기는 1997년 외환위기가 결정적이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금융권은 관치와 인맥에 의존했다. 그러던 중 외환위기가 터졌다. 한국 금융시스템 전반이 흔들렸다. 선진 금융경험과 노하우를 익히는 것이 시급했다. 자연스레 해외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유학파들이 관심을 받았다

해외 대학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하지 못하면 금융회사 주요 요직에 오를 수 없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로 해외진출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유학파들에 대한 관심이 뜸했으나 최근 들어 금융한류 바람을 타고 이들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감원장은 각각 미국 오래곤대와 뉴욕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배웠다. 최경환 부총리부터 이어지는 3대 경제수장 모두가 유학파인 셈이다. 이들의 풍부한 해외경험은 글로벌 협력관계 강화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PWC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프로그램)과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이덕훈 수출입은행장(미국 웨인주립대학교), 조용병 신한은행장(핀란드 헬싱키 경제경영대학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대학원), 박지우 KB캐피탈 사장(핀란드 헬싱키 경제경영대학원) 등 주요 금융권 수장들도 유학파다.

◇박근혜 정부 ‘위스콘신’ 파워인맥 = 박근혜 정부의 핵심 라인에는 위스콘신대가 포진돼 있다. 정부 내각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경제사령탑인 안종범 경제수석이 모두 위스콘신 동문이다.

올초 여당 원내대표에 오른 유승민 의원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몸담고 있던 1983년 위스콘신대 대학원을 졸업했고 1987년에는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진표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도 동문이다.

전·현직 장관에 위스콘신대 출신이 망라돼 있다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 주요 인맥으로 회자되고 있는 ‘위성미(위스콘신대-성균관대-국가미래연구원)’ 라인의 파워가 그대로 느껴진다.

금융권 곳곳에도 위스콘신대 인물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현철 금융위 기획조정관과 김주형 LG경제연구원 원장, 남궁훈 신한지주 이사회 의장, 이병윤 금융연구원 부원장이 같은 대학을 나왔다.

위스콘신은 미국 경제학계에서 ‘민물(Freshwater) 학파’로 불린다. 오대호 주변에 위치한 여러 대학의 학풍을 표현하는 용어다. 이들은 시장원리를 중시한다. 적극적인 정부개입을 옹호하는 ‘짠물(Saltwater) 학파’는 하버드·스탠퍼드를 졸업한 이들을 칭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를 졸업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다닌 원석준 현대카드 본부장(카드사업)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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