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제프 블래터 사퇴 옳은 결정, FIFA 회장 출마는 고민중”
“제프 블래터 회장은 잘 물러났다. FIFA 회장 선거 출마는 신중히 고민하겠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종로구의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제프 블래터 회장은 이날 FIFA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FIFA 회장의 자리가 공석이 되자 정몽준 명예회장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FIFA 회장 출마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출마 여부는 여러 국제 축구 인사를 만나 의사를 묻고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한 우리나라는 FIFA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며 “우리 국민이 하나가 될 기회를 준 FIFA에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이내 “최근 FIFA를 둘러싼 사태는 실망스럽다. 부회장으로 십수 년 일해온 저도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FIFA 회장에서 물러난 블래터는 사임 성명서를 통해 집행위원회에 책임을 전가했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집행위원회 때문에 FIFA가 개혁을 못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블래터에게 책임이 있다”며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블래터 전 회장은 어떠한 일도 맡아서는 안 된다. 많은 불씨를 만든 사람이 선거 관리를 하고 업무를 맡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FIFA의 불투명성도 지적했다. 부정부패 의혹을 사고 있는 FIFA를 향해 “폐쇄적인 면모를 보이는 FIFA는 블래터 전 회장 때문에 부당한 인사가 많았다. 블래터 전 회장 덕에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은 FIFA 회장 선거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미셸 플라티니 등 다른 FIFA 임원에 대해서는 “출마를 결심하면 그때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정몽준 명예회장이 FIFA 회장에 선출돼도 한국에서 FIFA 주관 대회를 유치하기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2019 FIFA 여자월드컵 개최에 도전했지만 프랑스에 밀려 대한축구협회의 외교력이 문제가 됐다. 정몽준 명예회장이 FIFA 회장에 오르면 한국 축구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은 “한국 축구의 외교력은 제가 있어도 큰 변화는 없을것이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