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5’에서 새로운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과 뉴스서비스 등을 공개했지만, 이들 서비스 대부분은 국내에서 사용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아이패드에서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모바일 운영체제(OS) ‘iOS9’을 비롯해 맥 컴퓨터용 OS ‘OS X 엘 캐피탠’, 스마트시계 애플 워치를 위한 ‘워치OS 2’ 등의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강화된 음성인식 프로그램 ‘시리’, 맞춤 뉴스를 받아볼 수 있는 ‘뉴스’ 앱, 비츠뮤직의 서비스를 개선한 ‘애플뮤직’ 등도 선보였다.
하지만 애플의 발표 내용 가운데 메인인 애플뮤직과 뉴스서비스, 향상된 지도 등은 한국 지원이 불가능해 애플이 국내 소비자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 및 일본, 중국 소비자들과 같은 가격에 애플 제품을 구매하고도 제한된 기능만 쓸 수 있는 셈이다.
애플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이 이달 말부터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서비스될 예정이지만, 이번에도 한국은 서비스 국가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애플이 국내 음원 공급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애플은 한국에서만 일부 핵심 기능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이튠즈 서비스이다. 아이튠즈는 현재 100여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여전히 한국계정으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일부 아이폰 사용자들은 미국이나 홍콩 등 다른나라 계정을 통해 아이튠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애플이 구글에 이어 선보인 맞춤 ‘뉴스’ 앱도 국내에선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언론사들과 피드백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구글과 달리, 애플은 국내 시장 진출 움직임은 없다
애플의 국내 소비자 차별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는 중국과 일본 등 인접국가를 대하는 애플의 태도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애플은 지난해 개최한 아이폰6 출시 행사에서 인터넷 생중계 때 중국어 동시 통역을 제공하는가 하면, 2013년 중국에서의 애프터서비스(AS) 정책이 논란이 되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본인 명의의 성명을 내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사과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반면, 한국에서는 고압적인 AS 정책을 고집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의 AS 정책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AS 관련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공정위의 시정 명령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애플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판매, 수리점인 애플스토어도 국내에는 전무하다. 아이폰6 출시로 국내 사용자가 크게 늘었음에도 애플은 국내에 애플스토어를 개설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 아이폰 시리즈와 애플워치 1차 출시국에서 매번 제외되던 상황에 이어 새로운 서비스 혜택마저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소비자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온라인 IT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아이폰이 한국 상륙한지 올해로 6년차인데 왜 한국 사람은 같은 돈 주고 같은 기기 쓰는데, 적지않은 차별을 감수해야 하는건가 싶다”며 “이번 애플 발표를 보며 한국은 호갱이 맞는거 같다”라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시장의 법규 때문에 애플이 소극적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TV를 비롯해 스트리밍 또는 서버연계서비스에 대한 국내법 규제가 심하고, 이를 개선하면서까지 애플이 국내에 서비스를 확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