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29일(현지시간) 급락했다. 그리스가 사실상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가운데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인 ‘그렉시트(Grexit)’ 불안이 고조된 영향이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0.33포인트(1.95%) 하락한 1만7596.35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3.85포인트(2.09%) 급락한 2057.64를, 나스닥지수는 122.04포인트(2.40%) 떨어진 4958.47로 장을 마쳤다.
그리스 불안에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다. MSCI올컨트리월드지수는 2% 하락해 2013년 6월 이후 2년 만에 최대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본증시 닛케이지수가 2.9% 하락해 연중 최대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3.3% 급락하면서 약세장으로 진입했다. 유럽증시도 2~3%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이런 악화된 투자심리가 미국증시로 이어졌다. S&P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반납하며 올 들어 상승률이 마이너스(-)0.06%로 돌아섰다. 이날 S&P지수 하락폭은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컸다. 나스닥지수도 지난해 4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으며 다우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주말 국제 채권단과의 채무협상이 실패로 끝나자 전격적으로 채권단이 제시한 방안을 오는 7월 5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자본통제를 실시해 이날부터 다음달 6일까지 은행들이 문을 닫는다. 아테네증시도 이날 문을 열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 관리들이 30일로 예정된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15억5000만 유로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그리스가 국민투표에서 ‘반대’를 선택하는 것은 EU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찬성’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마치고 나서 협상 재개를 원하면 응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브느와 쾨레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지금까지는 이론적 문제였지만 불행히도 이제는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치프라스 총리는 “유로존이 감히 우리를 축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국민투표에서 ‘반대’를 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날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CCC’에서 ‘CCC-’로 한 단계 강등하자 증시는 장 후반 낙폭이 더욱 커졌다.
S&P는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그렉시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약 50%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