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실제로 유로존을 이탈(그렉시트)할 겨우, 과연 옛 통화인 드라크마화를 재도입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과거의 사례를 들며 그리스가 드라크마화를 재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서독 통일에 따른 독일 마르크화 채택,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분리, 유로존 출범은 모두 오랫동안 철저한 계획과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가 밑바탕이 됐기에 실현가능했다는 것. 그러나 현재 그리스에 대해선 비관적인 견해가 강하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리처드 포르테스 교수는 “이것은 매우 힘든 시련이 될 역사의 선례가 보여주고 있다”며 “새로운 통화로 신속하게 이행할 행정 능력이 지금의 그리스 정부에 있는지 명확하지 않고, 이 때문에 그리스의 상황은 더 나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스 정부는 국민투표에서 구제금융 지원 조건인 긴축정책이 부결되더라도 유로존에 머물 의향을 나타냈다. 블룸버그의 위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리스 국민의 81%가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 대부분은 투표 결과, ‘반대’에 압도적 다수가 지지한 만큼 그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유럽경영대학원(INSEAD)의 안토니오 파타스 교수는 “언제, 어떤 속도로 통화 전환이 이뤄질지, 그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새 화폐는 유로와 1대1의 교환 비율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고, 이 속도로 일정 기간 고정 될 수도 있다.
1999년에 도입된 유로화는 2002년에 지폐와 동전의 유통이 시작될 때까지 마르크나 프랑스 프랑 등 옛 통화와의 고정 환율 아래에서 가상통화로 전자거래에 이용됐다. 그리스의 경우는 준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드라크마로 신속하게 이행해야 하는 더욱 어려운 처지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과연 드라크마가 새로 발행됐을 때 통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제이콥 키르케가르드 선임 연구원에 따르면 그리스의 수입업체는 가치가 떨어지는 새로운 드라크마가 아닌 유로로 대금 지급을 요구당할 가능성이 있어 이것이 사태를 복잡하게 한다.
체코가 1993년에 화폐 코르나를 도입했을 때 중앙은행의 위험관리책임자를 맡고 있던 루덱 니델마이어는 블룸버그에 “구 공산권에 속했던 체코에 비해 그리스는 유럽 경제에 훨씬 깊이 통합돼 있어 통화 전환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갖고 싶어하지 않는 통화를 도입하면 아주 나쁜 출발을 하게 된다. 유로존 이탈에 대한 생각을 멈출 것을 그리스 국민에게 충고하고 싶다. 유로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