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천 문화팀 기자
유도와 양궁, 태권도 대표팀이 각각 금메달 8개씩을 따내며 금메달 행진에 앞장섰다. 배드민턴과 사격에서도 금메달 6개를 무더기로 추가했다.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한국은 금메달 47개, 은메달 32개, 동메달 29개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올림픽 다음으로 큰 아마추어 대회인 유니버시아드는 대학생들의 축제로 손꼽힌다. 세계 각국의 대학생 선수들이 스포츠를 통해 우정을 나누고 문화를 교류한다. 광주U대회에는 135개국 1만3000명 이상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선수단 입장부터 그들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대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516명의 한국 선수에게 유니버시아드는 국가대표로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할 부담이 있는 치열한 시험무대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선수들은 순수한 대학생이 아닌 운동 특기자다. 엘리트 스포츠에 집중해 운동에만 매달린 결과다. 사정이 비슷한 러시아와 중국도 마찬가지다. 유니버시아드에서 항상 강세를 보인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대회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연금을 주는 등 전문 운동선수 양성에 힘을 들였다. 눈에 띄는 국제대회 성적은 나왔지만, 선수들은 학업이 아닌 운동 성적에만 집중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이 공부와 함께 취미로 운동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미국은 모든 학생이 적극적으로 운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또 운동선수의 출결과 성적을 엄격히 관리해 기준 미달일 경우 대회 출전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기뻐할 일이다. 그러나 한국의 성적이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취지에 부합되는지는 한번쯤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