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핫팬츠ㆍ망사 등 ‘노출 대전’…선 지키면 약이지만 수위 넘으면 독
파격적인 옆트임 의상 사이로 여인의 하얀 속살과 골반 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보자니 민망함이 앞선다. 파격 노출의 주인공은 최근 컴백을 앞둔 걸그룹 ‘스텔라(효은·민희·가영·전율)’다. 이들의 소속사 디엔터테인먼트파스칼은 스텔라의 컴백에 앞서 파격적 노출을 감행한 재킷 이미지와 티저 영상을 차례로 공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걸그룹 사이에선 ‘노출 없이는 뜰 수 없다’는 새로운 법칙이 성립됐다. 과도한 노출 경쟁은 걸그룹을 눈요깃거리로 전락시키며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시켰다. 올해 걸그룹 대전은 ‘노출 대전’으로 불릴 만큼 적정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내 대중문화에서 노출이 일반화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국내 첫 베드신이 담김 영화 ‘춘몽(1965년·유현목 감독)’에서는 여배우가 살색 타이즈를 입고 촬영했지만 감독은 외설죄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받았을 만큼 노출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이루어졌다.
비슷한 시기의 다른 영화에서도 베드신 장면에선 배우들이 모두 옷을 입고 촬영을 해야 했다. 노출 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장면이 표출되거나 천둥번개가 치는 장면, 또는 믹서기가 돌아가는 장면 등으로 노출신을 대신했다.
그렇게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올해로 ‘춘몽’이 제작된 지 꼭 50년이 됐다. 국내 대중문화는 반세기 동안 노출로 인한 예술과 외설의 경계선에서 끊임없는 논쟁을 펼치며 변화해왔다. 그러는 사이 대중의 입맛은 까다로워졌고, 노출에 대한 욕구는 강해졌다. 이젠 노출이 대중문화의 일부라도 되는 듯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실제로 노출은 대중문화의 흥행전선에서 막대한 파급력을 입증했다. 스타들이 경쟁적으로 노출 수위를 높여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데뷔나 컴백을 앞둔 스타들은 더 그렇다. 걸그룹 포미닛은 올해 초 ‘미쳐’ 뮤직비디오에서 농도 짙은 안무를 선보이며 화제를 낳았고, 작지만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가인은 보디슈트와 올인원 망사스타킹으로 섹시미를 발산했다.
사실 스타라는 존재 의미를 따지고 보면 스타들의 성 상품화를 비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비난의 화살은 대부분 제작사와 걸그룹에게 쏠리지만 그들에겐 그것마저도 마케팅이자 생존전략이기 때문이다.
“불황일수록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말도 옛말이다. 요즘은 경기에 상관없이 더 짧고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 대부분의 스타는 노출을 통해 자신의 숨은 자아를 발견하고 자신을 어필하는 기회로 삼는다. 그래서 노출은 적정 수위를 넘지 않으면 약으로 통한다. 하지만 ‘적정 수위’라는 모호한 기준 속에서 스타들의 벗어던지기 경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어디까지가 적정이고 어디부터가 위험수위인지 알 수 없는 위험천만한 곡예운전이다.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감행되는 스타들의 벗어던지기 경쟁,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