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가(家) 형제가 그룹 상표권을 놓고 벌인 소송 1심은 동생 박찬구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법원은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이 상표권을 공동소유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재판장 이태수 부장판사)는 17일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 등을 상대로 낸 '상표권 이전등록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당초 박삼구(형) 회장 측은 그룹 상표를 박찬구(동생) 회장 측과 공동명의로 한 게 명의신탁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명의신탁은 실질적 소유관계를 유지한 채 명의를 실소유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해놓는 법률관계를 말한다. 소유권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주장이므로, 이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상표에 대한 권리는 박삼구 회장 측 금호산업이 독점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007년 4월 그룹의 상표 명의를 금호산업과 금호석화 양자 명의로 변경했다. 그러나 2009년 형제 다툼이 불거진 직후 금호석화가 대금 지급을 중단하자, 금호산업은 상표권의 실제 권리가 금호산업에 있다며 2013년 9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