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 고려인삼학회 회장·성균관대 약대 교수
요즈음에 유행하는 메르스(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중동호흡기 증후군), 사스(SARS·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인플루엔자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은 치료제가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여서 결국은 신체의 면역력을 증가시켜 대응하는 방법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이들 바이러스 질환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호흡기 감염 경로(기관지, 인후)에 작용하여 2차적인 세균 감염이 쉽게 진행되도록 한다. 따라서 호흡기 계통에 문제가 있거나 만성질환자는 쉽게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문제가 되는 세균이 폐렴구균이며, 이 균은 정상인의 인후 부분에 상주하는 정상세균으로서 언제 균이 많아지는지 또는 어떤 혈청형이 존재하는지 잘 밝혀져 있지 않다. 특히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손자·손녀를 만나 입맞춤을 할 때 호흡기를 통해 전달될 수 있다. 일반인은 면역력이 어느 정도 있어서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폐렴구균이 인후부에 있어도 문제가 없으나 병약자, 만성 질환자, 영유아는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쉽게 폐안으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키게 되고 더 진행되면 패혈증이나 수막염으로 진행된다. 특히 패혈증이나 수막염의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로 치사율이 높으며, 수막염의 경우에는 생존하더라도 영구적인 뇌손상으로 평생을 고생하게 되어 사회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생쥐에 폐렴구균을 감염시키면 체중이 급격히 감소되며 50%나 죽지만 인삼을 복용한 실험군은 폐렴구균 감염에 의한 체중 감소가 억제되고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호염성 사이토카인(TNF-alpha, IL-1beta 등) 수준도 억제될 뿐만 아니라 폐와 혈액 내의 폐렴균 수도 현저히 감소되었다. 이는 인삼을 먹으면 폐렴균에 노출되더라도 저항성이 높아져 치명적인 질환을 겪지 않음을 나타낸다.
인삼은 면역력을 증가시켜 주는 대표적인 기능성 식품으로서 임상시험에서도 그 결과가 명확하게 제시되고 있다. 특히 에이즈와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홍삼을 투여한 경우 에이즈 치료제 없이 15년 이상을 생존하여 면역력이 증가된 대표적인 결과라고 사료된다. 그뿐만 아니라 인삼을 복용하면 인플루엔자 감기에 걸릴 확률이 3분의 1 이하로 감소되었다. 이런 임상시험 결과는 과학적으로도 그 작용기전이 잘 밝혀져서 인삼을 투여하면 여러 가지 호염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하고, 과산화물 생성을 억제하여 염증이 생기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억제한다. 또한 인삼의 주성분인 진세노사이드는 구조가 호르몬과 유사하고 대뇌에도 작용하여 항스트레스 작용을 나타낸다. 즉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대뇌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매우 피곤한 상태로 되어 면역력이 저하되는데 인삼을 복용하면 뇌에 작용하여 뇌세포에서의 항산화 기능을 나타내어 스트레스로 인한 세포 사멸과 염증성 인자 생성을 억제하고, 과산화물 생산도 억제하여 뇌 손상을 억제한다. 즉 인삼의 면역력 증진은 뇌에서의 항산화 및 항스트레스 효과에 의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요즘과 같은 장마철, 낮과 밤의 일교차가 10도 이상 차이 나면 신체적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면역력이 저하되는데 여기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신체적 스트레스는 더욱 커지게 되며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만성질환자, 호흡기 질환자는 특히 더 민감하게 된다. 이런 때일수록 인삼을 가까이하여 건강을 챙기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