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2번째 감옥行… 평양 출신에 통혁당 연루 남편 ‘기구한 삶’

입력 2015-08-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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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6개월 만에 남편 투옥되고 옥바라지 11년째인 1979년 본인마저 징역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2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구치소로 직접 출석할 예정이다. 구치소에 입감된 뒤에는 수형자 분류작업을 거쳐 교도소로 옮겨진다.

여성 최초 국무총리로 주목받았던 그는 국무총리 출신 인사 중 첫 옥살이를 하는 비운의 인사가 됐다.

그의 수감을 30분여 앞두고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과 한 전 총리에 대한 정치 공작 분쇄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종교계 및 시민사회단체 등이 뭉친 ‘진실배웅’ 행사가 진행된다.

앞서 한 전 총리는 2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방명록에는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믿는다”고 남겼다.

한 전 총리의 삶은 시작부터 기구했다. 1944년 3월 24일 평양에서 태어났지만, 6.25한국전쟁이 터지면서 남으로 내려왔다. 불운이 시작된 건 1967년 결혼 직후부터다. 남편은 이화여대 재학 시절 이대·서울대 연합서클인 ‘경제복지회’에 가입하며 운동권에 뛰어들어 이곳에서 만난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다.

박 교수는 결혼 생활 6개월 만에 ‘통일혁명당(통혁당) 사건’으로 구속수감 됐다. 통혁당은 북한 조선노동당의 지시를 받는 지하당으로, 조직원들은 북한으로부터 공작금을 받고 간첩활동을 벌이다 1968년 8월 중정부에 검거됐다. 주범인 김종태, 김질락은 사형됐고, 박성준 교수는 국가보안법 위반, 내란음모, 반공법 위반 등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실제 13년 가까이 복역했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남편의 옥바라지를 채 끝내기도 전인 1979년 크리스챤 아카데미 여성사회분과 간사 시절 반공법 위반혐의로 당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에 의해 본인마저 체포됐다. 이후 1981년 광복절 특사로 석방되기까지 2년 6개월 간 감옥살이를 했다.

이번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36년 만에 다시 투옥되는 셈이다. 앞서 한 전 총리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지난 20일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저는 무죄“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한명숙 전 총리 수사·재판 일지

<2009년>

△ 12.4 = 검찰,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한명숙 의원이 총리 시절이던 2006년 12월 5만 달러 건넸다는 진술 확보(1차 사건)

△ 12.9 = 검찰, 한 의원에 11일 피의자 신분 출석 통보

△ 12.18 = 한 의원 출석 거부에 9일 만에 체포영장 집행. 강제구인해 8시간 조사

△ 12.22 = 검찰, 뇌물수수 혐의로 한 의원 불구속기소

<2010년>

△ 3.8 = 한 의원, 첫 공판서 5만 달러 수수혐의 부인

△ 3.11 = 곽 전 사장, 5만 달러 직접 주지 않고 총리 공관 의자에 두고왔다고 진술 번복

△ 4.2 = 검찰, 징역 5년·추징금 5만 달러 구형

△ 4.4 = 검찰,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한 의원에게 9억원 줬다는 진술 확보(2차 사건)

△ 4.8 = 검찰, 한신건영 압수수색

△ 4.9 = 서울중앙지법, 한 의원 뇌물수수 사건(1차 사건)에 무죄 선고. 곽 전 사장은 징역 3년 선고

△ 5.6 = 한 의원, 6·2 지방선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

△ 6.2 = 한 의원, 서울시장 선거서 패배

△ 7.21 = 검찰, 한 의원 불법 정치자금 9억원 수수혐의(2차 사건)로 불구속 기소. 비서 김모씨도 함께 기소

△ 12.20 = 한만호씨, 정치자금 재판서 돈 준 사실 없다며 진술 번복

<2011년>

△ 7.7 = 검찰, 한만호씨 위증 혐의로 불구속 기소

△ 9.19 = 검찰, 2차 사건에 대해 징역 4년과 추징금 9억4천만원 구형

△ 10.31 = 서울중앙지법, 한 의원 정치자금법 사건(2차 사건)에 무죄 선고. 비서 김씨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천400만원 선고

△ 11.23 = 정치자금법 사건(2차 사건) 항소심, 서울고법 재판부에 배당

△ 12.16 = 검찰, 뇌물수수 사건(1차 사건)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과 추징금 5만 달러 구형

<2012년>

△ 1.13 = 서울고법, 한 의원 뇌물수수(1차) 사건 무죄 선고. 곽 전 사장은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

△ 1.15 = 한 의원, 전당대회서 민주통합당 대표로 선출

△ 2. = 정치자금법 사건(2차 사건) 2심 재판부, 뇌물사건(1차) 대법원 결과 보겠다며 재판 연기(공판 준비기일 및 기일을 지정하지 않음)

△ 4.12 = 한 의원,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

<2013년>

△ 3.14 = 대법원, 한 의원 뇌물수수 사건(1차 사건)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 곽 전 사장도 집행유예 확정

△ 3.15 = 서울고법, 정치자금법 사건(2차 사건) 공판기일 통지. 4월 15일 공판 재개.

△ 7.8 = 검찰, 한 의원 정치자금법 사건(2차 사건) 항소심서 징역 4년과 추징금 9억여원(한화 5억8천만원·미화 32만7천500달러) 구형

△ 9.16 = 서울고법, 한 의원 정치자금법 사건(2차 사건)에서 징역 2년 실형과 추징금 8억8천만원 선고. 현직 의원인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음. 비서 김씨는 징역 1년에 집유 2년 선고

△ 11.1 = 한 의원, 상고심서 김능환 전 대법관 변호인으로 선임

<2015년>

△ 8.20 = 대법원 전원합의체, 8대 5 의견으로 한 의원에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천만원 선고한 원심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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