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금융중심지 스퀘어 마일에서 가장 오래된 머천트뱅크인 베어링을 파산시킨 주범인 닉 리슨은 요즘 무엇을 하고 있을까?
베어링 파산 사건이 터진 지 12년. 그는 싱가포르 감옥에서 3년 형을 마치고 현재는 투자를 하고 있으며 지금은 회사 돈이 아니고 자기 돈으로 개인투자를 하고 있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8일 보도했다.
전통 있는 베어링은 1762년 이후 2세기에 걸쳐 전쟁, 공황 등에서 다치지 않고 세계금융시장의 부침을 견뎌왔으나 닉 리슨 때문에 순식간에 파산했다.
O등급(학창 시절 16세 미만 학생들이 보는 학력고사) 수락시험에서 낙제했으나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고용돼 극동의 증권거래를 하던 젊은 청년이 하룻밤에 14억 달러의 빚을 남긴 채 베어링을 파산시켰다.
여왕을 비롯한 투자자들은 저축했던 돈을 날려보냈고 1200명의 동료는 실직했다.
베어링은 네덜란드계 은행인 ING에 단돈 1파운드로 팔렸다.
리슨은 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싱가포르 감옥에서 6년 반의 징역기간 중 3년 반을 그것도 상당기간을 독방에서 복역했고 암 발병으로 석방됐다.
그러나 그것이 리슨 스토리의 결말은 아니다.
화학요법으로 생명을 건진 그는 현재 연설가이자 작가 겸 아일랜드 축구클럽의 임원이다.
악덕 주식거래자(rogue trader; 그를 주제로 1999년에 발표된 영화제목이기도 함)로 전세계에 알려진 그는 현재 아일랜드에서 개인투자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 그는 집에서 컴퓨터를 통해 달러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결과는 10월 이후 달러가 유로와 스털링에 대해 3.4% 하락하면서 수익을 냈지만 그는 성공에 대해 담담하다.
“다른 직업을 택하느니 차라리 24시간 화면을 보는 걸 선택하겠다”면서 “수년 전 나는 아주 잘못 훈련 받았었지만 이젠 다른 사람이고 과거 경험으로 인해 이제 제대로 훈련 받았다고 확신한다”고 리슨은 말한다.
금융당국은 리슨이 석방되고 난 후 그의 활동을 계속 감시해왔다. 그는 미들섹스대학교에서 심리학 학위를 받고 강연에 나서 10000만 파운드을 받는 연설가가 됐다.
최근 그의 최대 두통거리는 자기가 관여하고 있는 아일랜드의 갈웨이 유나이티드 FC가 서부해안 라이벌인 슬리고 로버스에 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