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과 단독으로 회동한 자리에서 서명식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서명 사실을 공개했다. 서약서에는 “내가 아닌 누가 공화당 후보가 되더라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서약서를 공개하며 “그동안 당 지도부의 공정한 경선관리를 주문해 왔던 것”이라며 “서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화당과 공화당이 내세우는 보수의 원칙에 충성할 것을 전적으로 맹세한다”면서 “앞으로 나아가 더 힘차게 싸워 승리할 것이며, 그래서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한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서약 번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서약서를 찢어버릴 어떤 상황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경선이 불공정하게 진행될 경우 무소속 또는 제3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며 당 지도부를 공개 압박해 왔다. 지난달 6일 열린 첫 대선 TV토론에서도 경선결과 승복 여부를 묻는 사회자의 공통질문에 “현 시점에서는 약속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AP 통신은 서약서는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으며 만약 당 지도부가 향후 트럼프에 대한 공격적 입장을 취하거나 트럼프 본인이 불공정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낄 경우에는 언제든 마음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전국위는 최근 경선 결과 승복 서약서를 일괄 발송한 가운데 다른 주자들도 흔쾌히 승복 약속을 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시 전 주지사를 비롯한 다른 경쟁주자들이 자신에 대한 공세를 강화한 것과 관련해 “나를 비판하는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진다.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0%대로 떨어졌고,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오늘 나온 조사에서 2%대로 내려앉았다. 부시 전 주지사 역시 마찬가지로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공개된 몬마우스 대학의 전국 여론조사(8월31∼9월2일·366명)에서 트럼프는 직전 조사 때보다 4% 포인트 오른 30%를 기록해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신경외과 출신 벤 카슨이 18%로 2위를 차지했다. 나머지 주자들의 지지율은 모두 10% 미만으로 저조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각 8%,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5%,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각 4%의 지지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