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최근 G2 리스크에 하루가 멀다 하고 10원가량의 진폭으로 널뛰고 있다. 중국발 불안과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로 외환시장은 앞으로도 가파른 변동성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 달여간 대외불안에 심하게 휘청댔다. 본격적인 시작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조치가 발단이 됐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1일 달러화에 견준 위안화 고시환율을 1.86% 전격적으로 평가 절하했다. 이에 중국경기 우려가 고조되면서 같은 날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15.9원 폭등해 1179.1원에서 마감했다. 인민은행은 이어 위안화 가치를 12일, 13일에도 각각 1.62%, 1.11% 하향 조정했다. 이에 동반해 환율은 12일에 11.7원 급등한 후 13일에는 조정 움직임이 생기면서 16.8원 빠졌다.
이러한 중국의 경기부양책에도 중국발 불안은 지속돼 8월 17일에는 환율이 달러당 9.1원 치솟았다. 결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5일 경기부양책으로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고 원·달러 환율은 그제야 안도감을 찾으면서 26일에 최근의 급등세를 9.3원 되돌렸다.
미국 연내 금리인상 전망도 환율을 뒤흔들었다. 특히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나오자 금리 ‘9월 인상설’ 되살아나면서 환율은 31일 8.9원 뛰었다. 환율은 9월 3일 현재 전날에 비해 9.6원 상승하는 등 최근 5거래일째 10원가량의 등락 흐름을 이어갔다.
향후에도 중국 경기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9, 10,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를 앞두고 환율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움직임을 지속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오늘 저녁 미국 금리인상 시점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호조세로 나타나면 원·달러 환율은 다음주 1200원까지 뛸 수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 시점과 속도, 중국과 경기와 추가 부양책 가능성 등으로 환율은 연말까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환율의 롤러코스터 움직임에 기업들의 시름이 깊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발 리스크와 함께 국내 수출 부진 등으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까지 더해져 환율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기업들의 환거래 및 사업계획 시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선물과 삼성선물은 연내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