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치러진 건축사 시험에서 응시생들이 답을 적어야 하는 '도면'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기본점수 부여 등을 검토중이다.
10일 국토부와 응시생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5일 전국 15개 시험장에서 진행된 '2015년도 건축사 자격시험' 1교시 도면 답안지가 잘못 인쇄돼 나갔다.
국토부는 캐드(CAD)프로그램으로 작성된 도면을 PDF파일로 변환해 인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건축사 시험 1교시는 '대지계획' 시간으로 대지에 건물을 주어진 조건에 맞춰 배치하는 '배치계획', 주어진 조건을 지키면서 대지에 건축할 수 있는 최대영역을 구하는 '대지분석·주차' 등 주관식 2문제를 3시간 안에 풀어야 한다.
두 문제 모두 실제 도면을 그려 답을 제출해야 하는데 지문이 제시한 축적(1대600 등)을 적용하면 도면을 그릴 수가 없었다.
답을 적어야 하는 도면이 작게 인쇄돼 답지 상 도면의 대지경계선 안쪽 넓이가 축적을 정확히 적용했을 때보다 1㎜가량 작았기 때문이다. 1대 600 축적을 적용하면 도면상 1㎜는 실제 거리로 60㎝다.
국토부는 시험이 시작된 지 58분만인 오전 9시 58분에 전국 고사장으로 팩스를 보내 답지 상 도면을 무시하고 지문이 제시한 수치에 따라서만 문제를 풀라고 통지했다.
그러나 시험시간의 ⅓ 가량이 지난 때여서 응시생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일부 응시생들은 시험이 시작되고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관련 사실을 통보받았고 시험감독관들은 어떤 내용이 바로잡혔는지 정확히 전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민원이 계속되자 국토부는 오는 14일 이번 시험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제3의 전문가'들을 모아 회의를 열어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여기에는 이전 시험을 냈던 출제위원 뿐 아니라 최근 시험을 본 젊은 건축사들도 포함된다.
국토부는 응시생들이 요구하는 기본점수 부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11월 6일로 예정된 시험결과 발표는 미루지 않을 계획이다.
한편 건축사 자격시험은 국가자격고시다. 이번 시험에는 5595명이 응시했고 답안지에 문제가 있었던 1교시에는 4305명이 시험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