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잘 난' 부모를 만나 풍족한 삶을 누리는 소위 '있는 집 자식'을 빗댄 표현이죠.
최근 아버지가 구의원인 '금수저' 여성의 갑질이 논란입니다. 지난 2월 자신이 구의원의 딸이라며 술값을 내지 않고 나가려다 술집 여사장에게 욕설을 퍼붓고 뺨까지 때린 20세 A씨. 출동한 경찰에게도 발길질하고 얼굴을 때리는 등 난동을 부렸습니다. 행패 도중 A씨가 한 말이...참 '가관'입니다.
"우리 아빠, OO동 구의원이야. 너네 다 죽었어. 아빠한테 전화할거야. 두고봐."
결국 이 '영애님',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기초자치단체의원이면 더욱 더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며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는데요. 그러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금수저도 논란입니다. 바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둘째 사위 이야기입니다. 자산가의 아들로도 알려진 B(38) 씨 얘기죠. 2011년부터 2014년 말까지 무려 3년여에 걸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까지 됐지만 결국 '집행 유예'를 받았습니다. 특히 B 씨가 손댄 마약은 필로폰, 코카인, 엑스터시, 스파이스, 대마초 등 종류도 참~ 다양했고요. 투약한 횟수는 무려 15차례에 이릅니다. 이 정도면 상습범으로 보고 가중 처벌할 수 있는데요. 그러나 검찰은 B 씨에게 '상습 투약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 역시 최소 양형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던 것으로 드러나자 '김무성 대표 사위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죠. 물론 재판 결과가 나올 당시 B씨가 김무성 대표의 사위가 아니었다는 점, 마약 투약사범이 초범인 경우 집행유예가 드문 일이 아니라는 점 등을 미루어 무조건 '봐주기식 재판 결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특히 이들 금수저 자제에 대한 재판부의 '지나친 너그러움'이 문제라는 거죠.
20대 구의원 딸에게 재판부는 "A씨의 행동은 우리 사회가 외형만 성장했을 뿐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했고 시민의식 함양에 대한 사회의 교육 시스템이 부족해 공직자 가족을 포함한 공직자들의 잠재적 권위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고 판시했는데요. 일부 네티즌은 A 씨 개인의 잘잘못을 가리는 재판에서 느닷없이 '시민의식', '사회 교육 시스템 문제'가 제기됐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지적했죠.
김무성 대표의 사위 B씨에 대해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동종 전과가 없다. 또한 나이, 가족관계, 동기 등 제반 조건을 고려해볼 때 피고인에게 개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나 B씨가 재력가 자제나 김무성 대표의 '예비 사위'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관대한' 판결이 나왔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최근 '금수저'의 반대 개념으로 '흙수저', '똥수저'라는 신조어가 유행이죠. 돈도 없고 소위 '빽'도 없어 기댈 언덕이 없는 계층을 빗댄 표현입니다. 지옥 같은 '헬조선'에서 사람답게 살려면 '금수저'나 최소 '은수저'나 '동수저'는 물고 태어나야 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모든 국민에 평등해야 할 '법'조차 '수저 색깔'을 가려가며 집행되는 것이 아닌지 씁쓸하네요.
[e기자의 그런데] 산부인과 '몰카 의사', 의사니까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