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음에게는 어느 순간부터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시작으로 드라마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타임’. ‘비밀’, ‘킬미힐미’ 등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연기력을 입증받았고, 시청자에게 신뢰를 받는 배우가 됐다.
황정음은 ‘킬미힐미’ 종영 후 약 6개월 만에 주근깨 뽀글머리의 폭탄녀 혜진이 되어 돌아왔다.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는 MBC 새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정대윤 PD, 황정음, 박서준, 고준희,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참석했다.
‘그녀는 예뻤다’는 정대윤 감독 조성희 작가가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첫사랑의 아이콘에서 찌질녀로 역변한 혜진(황정음 분)과 뚱보 찌질남에서 완벽남으로 정변한 성준(박서준 분)의 숨은 첫사랑 찾기에 절친 하리(고준희 분)와 넉살 끝판 동료 신혁(최시원 분)이 가세하면서 벌어지는 네 남녀의 재기발랄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황정음은 이날 자신이 맡은 혜진 역에 대해 “어릴 때 모든 게 완벽한 부잣집 딸로 자라다가 아버지의 사업이 기울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면서 역변을 겪은 폭탄녀”라고 소개했다.
황정음은 망가지는 역할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로 알려졌지만, 이번 작품에서 모든 것을 잃고 폭탄녀가 되어버린 혜진을 연기하면서 걱정을 드러냈다. 황정음은 “망가졌을 때 시청자가 귀엽고 예쁘게 받아들여 주는 것이 있고, 너무 보기 싫어서 채널을 돌리는 것도 있다”며 “이번 작품은 이것을 고민하게 되면서 우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지만 편집본을 보고나니 감독님께서 안 예쁜데 예뻐보이는 장치들을 해주셔서 이같은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예뻤다’의 혜진 역은 기획단계부터 황정음을 염두하고 만든 인물이다. 정대윤 감독은 “기획 단계부터 혜진은 황정음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캐스팅에 큰 공을 들였다”며 “함께 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전작 ‘킬미힐미’에서 남매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박서준이 상대 남자배우로 캐스팅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두 사람에게 각인된 남매 이미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이에 대해 황정음은 “‘킬미힐미’랑 ‘그녀는 예뻤다’의 박서준 연기는 너무 달라서 전혀 ‘킬미힐미’ 때의 모습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서준 역시 “역할도 다르고 다른 장면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황정음과 한번 더 호흡 맞추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며 “아마 방송이 시작되면 시청자분들에게 전작에 대한 이미지가 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정음은 ‘킬미힐미’ 오리진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기 위해 4kg을 감량했다. 황정음은 “원래 제가 다이어트 안 하는 연기자로 유명한데 이번에 다이어트 해서 4kg를 뺐다”며 “야채만 먹고 소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믿고 보는 황정음이지만 그에게는 현재 막강한 상대가 존재한다.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에는 믿고 보는 배우 주원이 출연 중이기 때문이다. 또한 ‘용팔이’는 수목드라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대윤 감독은 “계속 촬영이 진행 중이라서 ‘용팔이’를 실제 보지 못했지만 좋은 작품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경쟁작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와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저희 드라마는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으니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수목드라마에서 믿고 보는 두 배우의 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MBC 새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16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