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5일 마지막 잔금을 내고 10조여원 짜리 옛 한국전력 부지의 진짜 주인이 된다.
이 부지에는 115층짜리 최첨단 초대형 건물이 들어서 현대차그룹 사옥 등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로 이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로 구성된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은 10조5500억원을 써내 옛 한전부지를 낙찰받았다.
현대차그룹은 낙찰받은 직후 매입 대금의 10%인 1조550억원을 지급했고 남은 잔금은 지난 1월 25일, 5월 25일, 9월 25일에 각각 30%를 나눠 한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컨소시엄 참여 기업별 분담비율은 현대차 55%, 기아차 20%, 현대모비스 25%로 3일 뒤인 25일에 각각 1조7407억원과 6330억원, 7천913억원 등 총 3조1650억원을 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당일 현대차그룹이 잔금을 예정대로 납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납부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옛 한전부지는 현대차그룹에 넘어가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선 잔금 납부 및 인수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현대차그룹이 옛 한전부지의 주인이 되지만 서류상 절차는 남아있다. 소유권 이전 등록을 60일 이내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5일 잔금 납부를 마치더라도 별도 축하 행사는 마련하지 않고 차분히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립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한전부지 개발 구상 및 사전협상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건립 협상에 나선 바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통합사옥, 전시컨벤션센터, 공연장, 숙박시설, 판매시설, 업무시설, 전망대 등을 포함해 건폐율 38.42%, 용적률 799%, 최고 115층, 최고 높이 571m 등의 건축 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 및 운영을 통해 총 262조6천억원의 생산유발과 132만4천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제안한 계획안을 강남구 등 관련부서·기관과 협의하는 한편 도시계획위원회 등 전문가 자문, 양측 협상단과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협상조정협의회 등을 거쳐 협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지구단위계획을 변경·결정하고 건축허가가 나면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서울시는 연내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며 예정대로 절차가 진행되면 내년 중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건축 허가를 거쳐 내년 말이나 2017년 초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립에 들어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강남구는 1조7천억원에 달하는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원샷개발'에 먼저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시는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까지 개발하겠다고 맞서면서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옛 한전 부지 주변 상권 보호를 위해 올해 초부터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엔지니어링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입주시켜 1천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