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릴 땐 기사를 써야죠.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15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애플 이벤트를 거치며 나름대로 신박한 제품들을 쭈욱 정리해 보았습니다. 놀랍고, 재밌고, 흥미로운 것들을 모았으니 재미 삼아 한번 읽어보실까요. 참고로 어떤 것들은 놀라운 아이디어가 제품의 완성도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LG전자 롤리 키보드
IFA 2015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LG전자의 야심작(?) 롤리 키보드입니다. 이 제품은 여러모로 물건입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이해가 쉬울까요. 휴대성의 끝판왕? 세계 최초 4단 접이식 블루투스 키보드로, 두루마리를 말듯 4단으로 접을 수 있습니다. 접는 방식도 아주 간편합니다. 살짝 말아주면 자석의 힘으로 알아서 ‘딱, 딱’ 붙으며 막대기 형태로 변신합니다. 고작 2.5cm 두께로 보관이나 수납이 쉽죠. 최대 10인치 태블릿까지 세워 놓을 수 있는 접이식 거치대를 내장했으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비롯한 2개 기기를 동시에 블루투스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타이핑도 편하더군요. 전시회 현장에서 바로 구입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아쉬운 점은 LG전자 부스에 전시된 수많은 제품 중 주변 액세서리에 속하는 롤리 키보드가 의아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거죠. 다른 제품은 그렇게 볼 게 없었나 싶은…
에이수스 젠 AiO S 시리즈
에이수스가 지난 6월 컴퓨텍스에서 선보였던 젠 AiO(올인원) S 시리즈의 상세 스펙을 공개하며, IFA 2015 기간에 제품을 전시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에이수스의 전시관은 IFA 전시관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 쯤 떨어져 있었는데요. 근처에 전시관을 마련해둔 줄 알고 셔틀에 올라탔다가 나중엔 납치당하는 게 아닌가 무서웠을 정도… 상세 스펙은 인텔 코어 i5-6400T 프로세서에 8GB RAM, 4k(3840×2160) 해상도의 IPS 디스플레이로 무장했습니다. 저장공간은 1TB를 제공합니다. 고급형 모델은 i7-6700T 프로세서, 16GB RAM, 2TB 저장공간을 제공합니다. 애플 아이맥과 닮은꼴 디자인으로 유명하지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실물을 보니 조금 덜 닮아 보입니다. 물론 아이맥을 베꼈다는 의혹을 피해 갈 정도는 아닙니다. 어찌나 놀랐는지 사진의 노출이 안 맞을 정도…. 흠흠. 사양은 훌륭하지만 가격도 아이맥과 비슷하니 무엇을 선택할지는… 24인치 기본형 모델이 약 145만원, 고급형 모델이 약 200만원입니다. 선택은 여러분께.
에이수스 젠폰 셀피
사실 에이수스는 이번에 재밌는 제품이 너무 많았습니다. 납치가 의심될 만큼 먼 전시관에 따로 자리를 마련할 만큼 이야깃거리가 많았죠. 기괴한 디자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와이파이를 제공한다는 공유기도 있었지만, 저는 셀피폰에 주목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셀카 찍기 좋은 스마트폰이죠. 전면, 후면 카메라가 모두 1300만 화소인 무시무시한 스펙을 갖췄습니다. 덕분에 일반적인 스마트폰과는 달리 전면 스마트폰의 물리적 크기도 상당히 큰 편입니다. 게다가 전면에도 번쩍번쩍 빛을 발하는 듀얼 플래시가… 그래서 제가 한번 직접 촬영해보았습니다. 실내에서 번뜩이는 플래시 때문에 귀신같은 몰골로 셀카가 찍혔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잘 나옵니다. 이거 뭐죠. 부담스러운 고화질인데도 사진이 엄청 예쁘고 선명하게 나와요. 갖고 싶네요. 나머지 사양은 보통입니다. 스냅드래곤615에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3000mAh 배터리.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셀피에 열광하는 분들에게 추천.
애플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들
잠깐 분위기를 바꿔서 애플입니다. 이번 신제품 중 가장 새로운 것이 바로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들이었죠. 12.9인치라는 파격적인 크기의 아이패드라니. 살아생전 이런 물건을 보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죠. 너무 크다고 눈살을 찌푸렸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사용해보니 큰 화면의 활용도가 상당히 다양합니다. 물론 휴대성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얘기지만요. 슬림하고 누르는 맛이 살아있는 스마트 키보드와 애플펜슬을 더하니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으로 그래프를 뚝딱 만들어내고, 섬세한 스케치와 디자인 작업도 쉽게 해냅니다. 애플이 불문율을 깨고 낯선 제품을 선보였다는 사실에 이런저런 여론이 들끓지만, 관심도가 높다는 의미도 됩니다. 이상하게 가장 헐뜯던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징크스가 있죠. 물론 키보드와 애플펜슬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 제품이라 상당한 가격을 감수해야 하겠지만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5 키보드 케이스
갤럭시 노트5의 디스플레이는 끝내줍니다. QHD(2560×1440) 해상도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니 말 다했죠. 5.7인치의 시원스런 대화면도 매력적이고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에 왜 키보드 케이스라는 이상한 물건을 붙였을까요? 대체 왜 그랬을까요? 특이해 보이려고? 쿼티 키패드의 손맛을 살려 오타를 줄이려고? 제가 직접 써본 결과, 그다지 손맛이 좋은 키보드도 아닐뿐더러 갤럭시 노트5의 잘 만든 디스플레이를 절반쯤 가리는 불상사만 발생합니다. 갤럭시 노트5는 S펜만 있으면 충분하옵니다.
ZTE 액손 엘리트
ZTE는 액손 엘리트라는 이름의 아주 화려한 스마트폰을 공개했습니다. 앞뒷면 빈틈없이 디테일과 패턴이 들어찬 통에 몹시 혼란스러울 정도. 일단 많은 공을 들여서 많은 제품인 건 알겠네요. 특히 뒷면은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서 봤던 가죽 스티치 디테일을 일부 적용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마감이나 소재는 나쁘지 않으니 일단 패스. 액손 엘리트의 진면목은 세 가지 생체 인식 방식에 있습니다. 음성 인식, 지문 인식은 기본이고 홍채 인식 방식까지 적용했답니다. 궁금해서 현장에서 직접 내 홍채 정보를 저장하고 사용해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정말 홍채 인식을 통해 잠금 해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눈이 사팔뜨기가 될 만큼 카메라에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것과 일반적인 잠금 해제 방식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는 것입니다. 평상시에 자주 쓰게 될 것 같진 않지만 금융 관련 기능 등 추가적인 인증 절차가 필요한 기능엔 유용하겠네요. 그보다 중국 제조사의 성장세가 정말 무섭지 않나요?
샌디스크 iXpand 플래시 드라이브
샌디스크는 IFA 2015를 통해 동시에 최대 3개 기기로 콘텐츠 전송이 가능한 커넥트 와이어리스 스틱 등 작지만 큰 제품을 여럿 선보였습니다. 그중에 뒤늦게 마음을 울리는 제품은 iXpand 플래시 드라이브. iOS기기와 PC 간의 간편한 파일 전송을 돕는 플래시 드라이브입니다. 본래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긴 했지만, 지금 다시 소개하기 좋은 타이밍인 것 같네요. 왜냐면 아이폰6S 시리즈가 800만 화소에서 12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됐다는 소식이 막 전해진 참이니까요. 파일 용량이 더 커진 만큼 우리에겐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저장 공간이 시급해졌습니다. 이 제품은 장점이 많습니다. 장치를 연결하면 카메라에서 자동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복사해주며, 동영상 포맷을 바꾸지 않아도 대부분의 포맷을 드라이브에서 바로 끌어다 재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파일 전송 속도도 몹시 빠르다고 하니, 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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