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의 그런데] 카셰어링이 '도로의 무법자'가 된 사연

입력 2015-09-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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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미지투데이)

'카셰어링'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일명 '카셰어링(나눔카)'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는 서비스인데요. 최근 20~30대는 물론 40대까지 고객층이 점차 넓어지고 있죠.

카셰어링의 매력은 '렌터카'와 다르다는 점입니다. 렌터카와 달리 영업점이나 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내가 원하는 시간에 가까운 지정장소에서 차를 이용할 수 있고요. 최소 24시간으로 대여시간이 정해진 렌터카와 달리 30분 단위로 원하는 시간만큼 빌릴 수 있어 가격부담이 적다는 것도 매력입니다. 최근에는 차종도 젊은층에 인기가 많은 외제차 피아트와 BMW의 미니 등 다양해지면서 '골라 타는 재미'까지 생겼죠.

그런데 말입니다. 카셰어링 시장은 커지는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제도가 미비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출처=MBC 뉴스투데이)

우선 카셰어링 차량이 '무면허 운전자'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입절차가 간단하다는 장점이 곧 허점이되고 있는 겁니다.

최근 운전면허를 취득한 A(27)씨. 면허 취득에 앞서 도로주행 연습 비용을 아끼기 위해 카셰어링 차량으로 운전연습을 했습니다. 정식 면허가 없는 A 씨 대신 운전면허가 있는 자신의 남자친구가 카셰어링 서비스를 요청했지만, 운전대는 A씨가 잡았습니다. B씨처럼 서비스 신청자와 실제 차량 운전자가 다른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충분합니다. 정식 면허도 없이 타인의 명의로 차를 빌린 사람은 말그대로 '도로 위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으니까요.

지난 12일 새벽. 무면허 상태에서 술에 만취해 운전한 20대 남성이 행인 8명을 잇달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차에 치인 8명 중 3명은 중상, 이 중 한 명은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는 이미 지난 8월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는데요. 그가 운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카셰어링. 가입 시 한 번만 면허증을 등록하면 계속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카셰어링 서비스 제도 덕분(?)이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0월에는 10대 청소년 4명이 주운 운전 면허증으로 카셰어링 차량을 빌려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운전에 미숙한 청소년 운전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죠.

▲한 카셰어링 서비스 앱의 회원가입 절차 화면. 휴대전화 명의와 운전면허 소지자의 명의가 달라도 회원가입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되면서 한 업체는 이러한 이용고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으로 지난해 '본인 확인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그러나 직접 국내 유명 카셰어링 업체 두 곳을 직접 확인해본 결과 운전면허 소시자의 명의와 휴대전화 소지자의 명의가 달라도 회원가입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다 보니 차량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점도 문제입니다. 워셔액이나 타이밍벨트, 타이어 등 소모품의 교체가 제때에 이뤄지지 않아 차량 이용의 불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있는데요. 이러한 차량 문제는 안전과 직결돼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이용자의 경우 차량 문제를 신고하지 않고 그대로 반납해버리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경우 다음 이용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보기도 하죠.

이에 업체들은 차량 손상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서비스 이용 전 차량 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이 역시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용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당국은 물론 카셰어링 업체가 철저한 가입절차와 차량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편리한 것도 좋고, 비용이 저렴한 것도 좋지만 고객의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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