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직원들이 주진형 대표에 대해 집단 항명에 나섰다. 내달 5일 시행 예정인 '서비스 선택제'는 물론 매도 리포트 확대 등 주 대표의 개혁안이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리테일본부 지역 사업부장과 지점장 50여명은 이날 오전 주 대표실을 방문해 서비스 선택제 유보를 요구했다.
앞서 한화투자증권 직원들은 지난 25일 “고객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고객과 영업 사원의 연쇄 이탈로 영업기반의 심각한 손실이 예상된다”며 제도 시행을 전면 재검토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으나 회사 측이 추석 연휴 기간에 직원 이메일 계정을 막는 등 성명서의 사내 유포를 차단하자 이 같은 집단 항명에 나선 것이다.
이날 한화투자증권 리테일본부 역시 이를 지지하는 서명서를 발표하고 본사 팀장 30여 명과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들 역시 이에 대한 지지 서명을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했다.
서비스 선택제는 고객의 주식 위탁 계좌를 상담 계좌와 비상담(다이렉트) 계좌로 나누고 상담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만 개별 주식 투자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제도를 도입해 다이렉트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는 정률 방식의 주식 거래 수수료율 대신 단순 정액 수수료만 부과할 예정이다.
주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 고객에게서 나오는 온라인 수수료 수익 전액을 직원의 실적으로 잡는 것은 모순"이라며 "정률제인 현재의 온라인 수수료 체계 역시 불합리하고 남용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이라며 서비스 선택제 도입의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한화투자증권 내부에선 서비스 선택제의 도입이 오히려 고객보호에 어긋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당 500만원 이하의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인상될 수 있어 거액 주문을 일괄로 낼 경우 투자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고객 이탈만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이 주 대표의 경영 방침에 대한 내부 불만이 높아지며 권용관 한화투자증권 리테일본부 부사장이 항의의 뜻으로 사표를 제출했다는 설까지 돌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사표 제출이)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주 대표는 내년 3월 임기를 끝으로 한화투자증권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한화투자증권은 새 대표이사로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 부사장을 내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