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스콰르텟 소속사 MOC프로덕션 이샘 대표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러시아 사할린 안톤체홉극장에서 열린 '한ㆍ러 우호축제' 오프닝 공연의 드라마틱한 사연을 공유했다.
이 대표는 "무대위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ㆍ김영욱이 사할린 오케스트라와 바흐 협주곡 3악장을 연주 중이였다"며 "열악한 현지 상황에 대한 각오는 많이 했지만 본 공연 도중 정전이라니, 이 완벽한 재앙으로 무대와 객석에 공포 같은 암흑이 내려앉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공연장 조명이 모두 꺼져 망했다고 속으로 생각했으나, 연주가 멈추지 않았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그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이 계속 나온다. 김재영, 김영욱이 흔들림 없이 연주를 멈추지 않으니 오케스트라도 어떻게든 쫓아온다. 우리 두 명의 바이올리니스트는 기어코 끝까지 달려갔고 마지막 두 마디는 오케스트라도 본능적으로 찾아와 엔딩을 함께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벽한 어둠 속에서 들리던 바흐,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쏟아지던 엄청난 박수갈채, 그때 내가 울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거짓말처럼 불이 다시 들어왔다. 이날의 주인공이 탄생하던 순간, 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장 드라마틱한 바흐가 이렇게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올린 김재영·김영욱, 비올라 이승원, 첼로 문웅휘로 구성된 노부스콰르텟은 2012년 세계 최고권위의 독일 ARD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