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1000억대 조세소송 사실상 승소… 대법원, 패소판결 2심 뒤집어

입력 2015-10-08 08:22

유상증자했던 계열사의 부도를 손실처리해 거액의 법인세가 부과됐던 현대중공업이 1000억원 대 조세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현대중공업이 동울산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99∼2000년 현대우주항공에 1600억원대 유상증자를 했다. 이후 현대우주항공이 부도 처리되자 이 금액을 손실 처리했다. 국세청은 2006년 이를 조세회피로 보고 법인세 1076억원을 부과하자 현대중공업은 소송을 냈다.

1·2심은 국세청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법인세 부과 근거가 됐던 2006년 세무조사가 부당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같은 세목과 과세기간을 재조사할 수 없다고 돼 있다"고 밝혔다. 2006년 당시 현대중공업 세무조사가 중복조사였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동울산세무서가 2001년 현대중공업을 정기 세무조사해 선급금 과다 지급 등의 사유로 122억여원의 전년도 법인세를 고지했다"며 "2006년 또 2000년도 법인세 조사를 한 것은 국세기본법에서 금지한 재조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