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배후자 세력 아직 밝혀지지 않아...현 정권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도
터키 수도 앙카라 도심 평화집회에서 발생한 2건의 자살폭탄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128명으로 늘었다고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터키정부는 사망자가 95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이번 테러의 배후자로 주장한 세력은 나오지 않았으나 터키 정보 당국은 이번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라고 추정, 조사에 착수했다.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인민민주당 공동대표는 이날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평화집회 폭탄테러 사망자 추모집회’에서 전날 폭탄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128명으로 집계됐고, 이 중 120명의 신원은 확인됐다고 밝혔다. 8명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부상자는 240여 명으로 이중 중상자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오전 10시께 50m 간격을 두고 두 차례 폭탄이 거의 동시에 터졌다. 목격자들은 한 남성이 광장에 가방을 내려놓고 줄을 당기자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앙카라 기차역 앞에 터키 정부와 쿠르드족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간의 유혈 충돌을 촉구하는 평화집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이번 테러가 누구의 소행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IS와 PKK, 극좌단체 혁명민족해방전선(DHKP-C) 등 3개의 테러조직 중 하나가 테러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터키 보안 당국이 이번 테러를 IS 소행으로 추정하고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 보안 당국은 이번 자살 폭탄테러가 지난 7월 시리아 국경의 수루크에서 IS가 자행했던 테러와 유사점이 많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음 달 1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이번 테러가 발생했다는 점을 두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터키 현 정권이 친정부 세력의 표심을 결집하고자 테러를 꾸몄다는 의혹인 것이다.
한편 이번 테러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함께 애도가 이어졌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미국 국민은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터키 국민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위로의 전문을 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일요 미사에서 “터키의 테러가 평화를 실현하려는 수많은 무고한 이들과 사망자들, 부상자들을 고통스럽게 했다”면서 삼종기도 시간에 신자들과 함께 30초간 묵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