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유미 산업2부 차장
지난해 10월 정식 출범한 카카오가 지난 1년간 시달렸던 악재들이다.
우선 지난해 10월 카카오는 출범과 동시에 사이버 검열 논란에 시달렸다. 수사기관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감청영장으로 확보하는 과정에서 수사와 무관한 사람의 사적인 대화 내용까지 모두 노출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이에 카카오는 수사기관의 감청영장 집행을 거부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의도와는 달리 이용자들이 외산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이동하는 ‘사이버 망명’이 줄을 이었다. 또한 최근엔 “감청영장 집행에 협조하겠다”며 1년 만에 입장을 180도 바꿔 사용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국세청은 조사국 인원 50여명을 카카오 사무소에 투입해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대주주와 전 대표)의 도덕성 문제도 걸림돌이다. 2007년부터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해외 도박, 이석우 전 공동대표의 세금탈루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의혹들은 지난 국감에서도 이슈가 됐다. 지난 12일에는 김범수 의장의 도박 의혹이 제대로 수면 위로 올랐다. 이날 김범수 의장이 미국에서 상습 도박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해외도박 혐의 등에 대해 엄격한 수사를 촉구한 지 열흘 만에 일어난 일이다.
또 올해 국정감사 기간에 IT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국토교통부·대검찰청·문화체육관광부 등에게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신사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악재라면 악재다. 우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카카오택시가 한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벤처기업 대표가 카카오택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그동안 테스트를 진행했던 카카오오더나 타임쿠폰 등 신규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는 사업 타당성 문제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며 대리운전·퀵서비스 등 교통 관련 서비스 역시 기존 업체들의 반발과 시스템 구축 작업 등의 어려움으로 연내 출시가 불확실하다.
참 짧은 시간 동안 온갖 구설수에 오른 카카오다. 그럼에도 여전히 5000만명에 육박하는 이용자들이 매일 이용하는 게 바로 카카오톡이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97%가 카카오톡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감청 논란으로 한때 떠났던 이용자들도 상당수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자주 구설에 휘말리다 보면 언젠가 폭발하기 마련이다. 경영진이 부디 이런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자기성찰의 노력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