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대구시 동구 한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4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8)의 조카 유모(46)씨의 사망원인이 '급성 약물 중독'인 것으로 최종 결론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대구 동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검감정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유씨 위에서 항우울증제와 수면제인 미르타자핀, 졸피뎀 등이 다량 발견됐다.
유씨는 1∼2년 전부터 불면증을 앓아 왔고, 최근 이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제기했던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국과수 부검감정서 내용은 유씨가 숨진 직후 한 예비 부검 결과와 같다.
경찰은 국과수 최종 결과가 예비 부검결과와 동일하면 이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었지만, 유씨 자살 동기를 두고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추가 수사를 진행키로 했다.
앞서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유족 조사 등을 토대로 "유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해 약독물을 먹고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이나 지인 등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지 않았다"며 "자살 동기를 밝히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숨진 유씨는 조희팔 밀항, 장례식 등을 돕는 집사 역할을 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조희팔의 생사를 규명할 수 있는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유씨 사망 직후 일각에선 그가 최근까지 조희팔 일당의 범죄 수익금을 수시로 받아 사용했고, 일부를 은닉해 놓았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