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로 7일 사망한 북한 리을설 인민군 원수는 평생을 걸쳐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 김 씨 3대에 충성을 바쳤다.
1921년 일제강점기 함경북도 청진시 빈농에서 태어난 그는 김일성 주석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던 북한의 혁명 1세대로 북한 역사에 기록돼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8일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리을설이) 1937년 7월 조선인민혁명군에 입대한 후 사령부 전령병으로서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으며 위대한 수령님의 전략전술적 방침을 받들고 군사정치활동을 정력적으로 벌여 항일무장대오를 강화하고 일제침략자들을 격멸소탕하는 데 공헌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제4사단 참모장과 제15사단 제3연대 연대장을 맡았다. 이후 1972년 상장, 1985년 대장, 1992년 차수로 승급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원로 예우 정책'에 따라 1995년 10월에는 인민군 원수 칭호를 받았다.
역대 인민군 원수(오진우, 최광, 리을설) 중 유일한 생존자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을 제외하면 북한 내 유일한 원수이기도 했다.
그는 평생 군복을 입고 당과 국가에서도 요직을 거쳤다. 1967년 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된 것을 시작으로 6기를 제외하고 지난해 13기까지 내리 10선에 성공했으며, 1990년과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국방위원회 위원도 지냈다.
이러한 공로는 1972년과 1992년 두 차례나 북한의 최고 등급 훈장인 공화국 영웅으로 칭해졌다. 노력영웅 칭호와 김일성훈장, 김정일훈장도 받았다.
한편, 리을설은 지만원 씨에 의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북한특수군으로 활동한 것으로 지목돼 남한에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씨는 1980년 당시 시민군이었던 심복례(72.여) 씨가 리을설이 여장한 인물이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당사자에 의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고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