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선 문화팀 기자
“저는 맹세코 다섯 살 어린아이를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로 가사를 쓰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프로듀싱한 앨범에 실수가 많았습니다. 그 결과로 상처 입으신 분들과 저에게 실망하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정작 아이유는 사과했지만 제3자의 개입이 논란의 본질을 흐리는 양상이다. 물론 연예인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에 대해 누구라도 자기 생각을 전할 수 있지만, 대중의 생각을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점이 우려를 자아낸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아이유가 성적 뉘앙스를 창작물에 넣었는가? 대중이 왜곡해서 판단했는가?’에 있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아이유와 출판사 측의 입장은 차치하더라도 아이유의 창작물을 듣고 표현한 대중의 자유는 침해될 수 없다. 대중문화는 예술의 가치를 넘어 상업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세간의 평가와 비판에 대해 “대중의 판단이 틀렸다”고 지적할 수 없다. 대중문화는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지 예술가에 의해 강요되고 휘둘릴 소재가 아니다.
“그건 오해, 오역도 아니고 그만의 상상 그리고 자유. 그의 머릿속을 지배할 순 없어”라고 말한 가수 윤종신의 말은 아이유가 아닌 대중에 더 어울리는 말이다. 창작물을 듣고 느끼는 것, 그에 대한 호평과 비판을 쏟아낼 수 있는 것은 대중의 몫이다. 자유보다 중요한 것이 공감이다. 표현의 자유를 무기로 창작자에게 면죄부를 주기보다 대다수 사람이 왜 그렇게 느꼈는지 파악하는 것이 대중문화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길이다.